롯데, 지배구조 개선에 그룹 명운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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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지배구조 개선에 그룹 명운 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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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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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이 11일 총수일가의 ‘진흙탕’ 경영권 다툼과 관련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지난 3일에 이어 다시 고개를 숙이고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를 약속했다. 국민 사이에서 반(反)롯데 정서가 확산하고 정부와 정치권도 압박을 강화하면서 사면초가의 위기감에서 나온 고육책이었을 것이다. 호텔롯데를 가까운 시일 내에 상장하고 순환출자를 연내 8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히는 등 나름 구체성을 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당장의 위기를 넘기려고 진정성 없는 대책을 내놓고 시늉만하다 흐지부지한다면 국민은 롯데그룹에 완전히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신 회장은 이번 사태가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앞으로 그룹을 과감하게개혁하고 바꿔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지배구조 개선 방안으로 우선 한국 롯데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회사들의 지분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질 수 있게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순환출자의 80%를 연말까지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와 기업문화개선위원회도 가동하겠다고 했다. 이와함께 청년 일자리를 포함한 고용 확대를 계속 진행하고 사회공헌과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도 확대해 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도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영권 다툼으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려는 롯데그룹 측의 절박감과 고민이 일부 느껴진다. 그룹의 명운을 걸고 제대로 실천에 옮겨 신 회장의 약속대로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그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이 국민의 차가운 시선을 돌려놓을 정도로 흡족한 것이라고 볼 수만은 없을 듯하다. 순환출자 고리를 공언한 대로 연내에 80% 이상 줄인다고 해도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여전히 재계에서 가장 많다. 한때 9만5000여개에 달했던 것을 416개로 대폭 줄인 것은 인정하지만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아직도 대기업집단 전체의 90.6%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다른 그룹과는 비교가 안 되는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남은 20%의 순환출자 고리는 내년이후의 중장기과제로 돌려놓았다. 호텔롯데의 상장과 관련해서도 가까운 시일 내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사회와 주총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시기를 못박지 못했다. 호텔롯데의 상장이 과거에도 수차례논의되다 불발로 그친 현실적 어려움을 고려한 것일 터다. 하지만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을 일본 L투자회사 12개사가 72.65%,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를 가진 상황이 유지되는 한 롯데그룹의 일본기업 논란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형 신동주 전 부회장 등과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지만 경영권에 대해서는 별도라고 생각한다”며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결국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형제간 대결은 불가피해졌다. 지배구조 개선 문제를 떠나 재계 5위 그룹이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엉뚱한 곳에 힘을 빼는 상황은 국가적으로도 손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은 추가경정예산(추경)까지 투입할 정도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고, 롯데그룹은 국내 소비 진작에 큰 몫을 해야 하는 유통과 호텔업을 주력으로 한 그룹 아닌가. 롯데그룹가 하루라도 빨리 경영을 정상화하고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그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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