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사 한마당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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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사 한마당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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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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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윤 영일고 교장
[경북도민일보] 지난 8월 4일부터 7일까지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제3회 ‘수학교사 한마당’에 본교 수학 선생님 세 분과 함께 다녀왔다.
 여름방학 방과후 학교 수업 때문에 선생님들이 시간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수학 수업 개선의 호기라 생각돼 새벽 기차를 타고 서울까지 한달음에 달려갔다.
 3박 4일간 30시간의 빡빡한 연수 일정인데도 전국에서 모인 700명의 수학 교사들은 시도별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연수에 참가했다.
 매일 오전은 기조 강연이 있었고 오후에는 주로 분과 강연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었다.
 35℃가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도 인기 있는 분과 강연은 강의실이 늘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꽉 매워졌다.
 이 행사는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했으며, 수학교과교육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개최됐다.
 국가와 지역·학교단위에서 수학교사들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줌으로써 교실수업개선 및 사교육을 줄이고 수포자가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기회가 됐다.
 기조 강연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의 소통, 수학교육의 미래에 대한 제언, 교사들의 수학 관련 3분 스피치 등 교사연구 성과와 연계해 새로운 교육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전국단위 공간으로 구성됐다.
 대부분의 수학교사들은 다양한 교사연구 성과와 동아리활동 등의 우수사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평소에 고민하고 있던 수업적인 문제점, 교과적인 어려움, 교육과정 등 700여명의 수학교사들의 열정과 자발적인 모습은 지금껏 다녀본 여러 연수에 비해 무척 활발했다. 유일하게 교장으로 참가해 이리저리 쫓아다니며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영일고의 교실수업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비교도 해보고 열정적인 교사들의 의지도 사진에 담았다. 또한 사회적인 이슈와 수학지도자, 수학자들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교수들과 진지하게 토론을 하기도 했다.
 왜 일반인들은 수학을 어려워하고 사교육을 많이 하고 있는가? 어려운 수학수업은 정말 필요한가? 수학을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가? 수학포기자를 수학포용자로 변화시키는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박경미 홍익대 교수의 ‘수학교육자로 살아가기’ 강의를 들으며 수학교육에 대한 일반여론과 시민단체의 저항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음을 공감했다.
 또한 ‘수포자를 줄이려면’ 교육과정을 어떻게 개정해야할지를 고민하고 있는 학자의 모습에 연민의 정을 느꼈다. 그러면서 수포자를 줄이는 묘책은 없지만 조심스럽게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선행(先行)에 대비되는 후행(後行)학습을 장려해야 하며, 입시에서 수학의 비중을 낮추는 것, 누더기가 되어버린 수능수학도 손봐야 한다며 학생이 느긋한 마음으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개인적 사고의 수준을 높이면서 국가적으로는 인적 자원의 질을 고양시키는 포지티브섬의 출발점을 기대했다.
 수학자가 아닌 삼성화재 조봉한 부사장의 강연이 있었는데 인생이 재미있어야 하듯이 수학도 재미있어야 한다며 생활 속에서 사물을 이해하고 다른 학문에 적용시킬 수 있으며, 특히 수학교사들은 사물을 숫자로 형상화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수학 사랑에 대한 에피소드를 열변할 때 깊은 학문적 열정에 수학자로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오후에는 분과별 강연이 4개의 큰 건물에 흩어져 있었다. 40년 전 대학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참석하고 싶은 곳이 많았지만 하루에 2개씩 밖에 선택할 수 없었다. 4일간 8개의 분과 강의실에 참가하여 열띤 토론을 벌이며 수학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는 기술을 공유하고 자연스럽게 감동이 넘치는 소통의 장으로 함께 하였다.
 마지막 날에는 정성욱PD가 EBS 다큐 ‘학교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재미있게 강연을 했는데 학생들과 선생님이 행복해지기 위한 학교의 진정한 역할에 대한 내용이었다. 학교가 행복하려면 ‘관계와 함께’가 조화롭게 이루어져야하며 ‘결국은 선생님이다.’라는 결론을 내리며 교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일반계고등학교에서 4명의 선생님이 참가하기란 쉽지 않다. 짧은 여름방학에 방과후학교 수업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생들의 수학교과에 대한 만족도가 꼴찌로 맴도는 현실을 극복하는 일이 남의 일이 결코 아님을 수학교사들은 잘 알고 있다. 수학을 쉽게 배우고, 수포자와 사교육 없는 만족도도 높은 수업을 할 수는 없을까? 누구의 잘못으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이토록 힘들게 살아가는지 수학교사들이 고민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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