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에 물을 주라
  • 경북도민일보
매화에 물을 주라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7.0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혹독하리만치 매화를 좋아한 이황의 유언
 
 
 
 
 
 
 
 
 
 
 
 
 
 
 퇴계 이황의`매화시첩’
기태완 역주 l 보고사 l 1만2000원

 
 
 퇴계 이황이 살다간 궤적을 시간을 따라 정리한 `퇴계연보’에는 1570년(선조 3년) 12월8일, 그가 세상을 떠날 때 보인 행적을 이렇게 증언한다.
 “이날 아침 (선생은) 모시고 있던 사람에게 말씀하시기를 `화분의 매화에 물을 주라’고 했다. 오후 5시 무렵에 누운 자리를 정돈하라 하셨다. 부축해서 일으키니 앉은 채로 조용하게 떠나셨다.”
 퇴계는 매화를 좋아했다. 그냥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혹독하리만치 좋아했다. 이런 매화에 대한 혹호(酷好)를 퇴계는 시로써 읊조리곤 했다.
 이렇게 해서 그가 평생 남긴 매화시는 72제(題) 107수. 이 중 퇴계는 62제 91수를 추려 별도 시집으로 묶고는 `매화시첩’(梅花詩帖)이라 했다. 제작시기로 보면 42세 때인 중종 37년(1542)에서 시작해 70세로 타계한 해까지를 망라한다.
 44세 때인 1544년 2월에 홍문관 교리로 소환되었을 때 읊은 시에는 이런 구절이 발견된다.
 “하늘이 늦게 피워 복사꽃 살구꽃 압도케 하니 / 신묘한 곳 사람의 말로는 다할 수 없네 / 아리따운 모습에 어찌 철석 같은 심장이 방해되랴 / 병든 몸이지만 술동이 들고 감을 사양치 않으리.”
 신유년(1561) 3월에 절우사(節友社) 란 정자를 짓고는 퇴계는 국화, 소나무, 대나무를 특히 사랑했다는 도연명을 호출하면서 “매화 형(梅兄)은 어찌하여 거기에 끼지 못했습니까”(梅兄胡奈不同參)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남대 호남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이며 홍익대 겸임교수인 기태완(奇泰完) 박사가 최근 `퇴계 매화시첩’(보고사)을 역주했다. 번역은 직역 위주로 했지만 간결한 편이며, 작품 이해를 위한 설명도 충분하다. 나아가 매화시첩에서 언급된 역대 저명한 매화시와 매화 관련 자료들을 참고자료로 첨부했다.
  /여정엽기자 bit@
 
 
 
>>눈에 띄는 새책
 
 
 ▲ 북한은 왜 멸망하지 않는가
 송봉선 지음/학문사/1만5000원
 1994년 김일성 사망 후 많은 전문가는 북한 체제가 향후 5년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김정일 체제는 많은 내우외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한 결속력을 과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북한의 장기 집권 요인을 신권 체제 시각에서 분석했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고 중학교 시절에는 이슬람교 교리도 익힌 김일성은 자신의 절대성 무오류성 등을 강조하는 헌법을 만들어 신권국가 체제를 완성시켰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중의 신앙을 바탕으로 한 북한 지도부의 신권체제는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나에게 줘!
 이리나 제네쥐끼나 지음·이명현 옮김/문학세계사/9500원
 랴빠는 나의 남편. 정확히 말하면 사이버 공간에서. 나는 쫄티에 핫팬츠를, 친구 볼꼬바는 가슴을 과시하는 원피스를 입었다. 변두리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요즘 만나는 남자 얘기를 한다. 잘나가는 록그룹이 좋아서 노래를 입에 달고 다닌다. 동시대 러시아 젊은이들의 모습은 세계 곳곳의 방황하는 청년들과 다르지 않다. 20대 여성 작가가 또래 얘기를 포장하지 않고 보여 준 이 소설집은 러시아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온갖 비속어에다 마약 투여, 무분별한 성교 등 적나라한 묘사 속에서 가정폭력과 노숙인 문제 등 러시아 사회의 어두운 일면도 엿볼 수 있다.
 
 ▲ 스티븐 코비의 오늘 내 인생 최고의 날
 스티븐 코비 엮고 씀/김경섭 옮김/김영사/1만4000원.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가 새롭게 내놓은 자아실현 지침서.
 의사 조차 치료를 포기한 아이를 다시 치료해 낸 가족들, 전쟁터에서도 희망을 위해 연주를 멈추지 않은 첼리스트 등 예기치 않은 역경을 극복한 사람, 따스한 사랑의 마음을 지닌 사람 66인의 이야기를 모았다.
 이야기마다 용기, 자기 절제, 비전, 끈기, 단순함 등과 같은 주제어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코비의 조언도 덧붙여 놓았다. 코비가 강조하는 점은 광범위하게 시작한 다음 범위를 좁혀라, 일단 작게라도 시작하라, 다른 사람과 나눠라 등.
 
 ▲ 몸의 역사, 몸의 문화
 강신익 지음/ 2만원/ 휴머니스트>
 
 의학은 기계인 몸을 다루는 학문일까, 아니면 몸으로 존재하는 사람을 다루는 학문일까. 의학 철학자인 저자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의 시선으로 인간과 몸의 역사와 문화, 사상을 두루 살폈다. 동아시아와 유럽의 의학이 어떻게 왜 다른지, 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철학은 무엇인지 규명해 바람직한 미래 의학의 모습까지 조망한다. 이 책은 이를 통해 질병이 발생하는 장소이자 질병을 앓는 주체이기도 한 몸의 본질과 몸을 제어하는 규범을 제시한다.
 
 

>>함께 읽는 어린이 책

 
 ▲엄마가 떠난 뒤에=<킴벌리 윌리스 홀트 지음/임정은 옮김/우리교육/ 8000원>
 엄마의 갑작스러운 자살 뒤 남은 가족들의 상처를 사춘기 소녀 이사벨의 눈으로 그려낸 청소년 소설.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이사벨의 남동생 프랭크는 말수가 줄어들고 여동생 올리비아는 밤마다 이불에 오줌을 싼다. 아빠 또한 엄마가 숨을 거둔 자리에 이불도 덮지 않고 웅크린 채로 잠이 든다. 각자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던 이들의 슬픔은 결국 프랭크의 자살 시도로 폭발해 버리고 만다. 담담한 필체로 사춘기 소녀 특유의 예민한 감성을 잘 그려냈다. 미국 도서관협회의 `2004년 최고의 청소년 책’으로 선정됐다.
 
 ▲1가지 이야기 100가지 상식 - 80일간의 세계일주=<김세원 글ㆍ양지훈 그림/ 대교베텔스만. 1만4500원>
 쥘 베른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주인공들이 방문하는 나라의 역사ㆍ문화ㆍ지리적 정보를 곳곳에 실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팝업과 접지 형식, 화려한 삽화가 흥미를 더한다.
 
 ▲잭의 미스터리 파일 =<댄 그린버그 글ㆍ잭 E.데이비스 그림. 박수현 옮김. 전 2권. 언어세상. 각권 8000원>
 평범한 소년 잭이 마법 고양이, 맞춤법이 엉망인 유령, 괴물로 변하는 치과의사 등을 만나면서 겪는 불가사의 한 모험을 그린 판타지 동화.
 미국과 캐나다에서 TV 드라마로도 제작돼 인기를 얻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