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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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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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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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글 읽기가 산놀이와 비슷하다 하지만/이제 보니 산놀이가 글 읽기와 같구나…/앉아서 구름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오묘한 이치를 알고/가다가 근원에 이르러 비로소 사물의 시초를 깨닫네…’. 퇴계 이황의 `글 읽기는 산놀이와 같다(讀書如遊山)는 시의 일부다. 정상을 향한 한 걸음 한 걸음이 진리를 찾는 구도나 면학의 과정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조선 정조 때의 문인 이옥은 북한산에 올라 감탄사를 연발했다. `아침에도 멋지고 저녁에도 멋지다. 날이 맑아도 멋지고 날이 흐려도 멋지다. 산도 멋지고 물도 멋지다. 단풍도 멋지고 바위도 멋지다. 비록 좋은 안주는 없어도 탁주라도 멋지다. 절대가인은 없어도 초동의 노래도 멋지다’. 이글은 `멋지다’라는 말을 반복함으로써 독자를 멋진 광경 속으로 인도하는 주술적 힘을 지녔다.(신경호 著·조선의 선비 산길을 가다).
 북한산 금강산만 멋진 곳은 아니다. 25일 개막해 27일까지 철쭉제가 열리는 영주 소백산도 선경(仙景)이다. 산중턱 죽령에서 비로봉, 희방사에서 비로봉 코스는 연분홍빛으로 물든 철쭉이 지천에 널려 산상화원(山上花園)을 이룬다. 해발 1394m 연화봉은 `신령스러운 바위산’으로도 불린다. 삼라만상의 기암괴석이 절경이다.
 비로봉 정상에 오르면 주목과 철쭉이 조화롭게 공생하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국망봉까지 이어진 전형적인 능선길을 따라 산정 곳곳에 군락을 이룬 철쭉은 소백산 비경을 더욱 뽑낸다. 고은 시인은 “사랑을 하려면 5월의 산에서 하라”고 했다. 이즈음 산행의 유익함은 어찌 젊은이들의 사랑뿐이겠는가. 신록이 점점 짙어가는 5월의 산은 중장년층에게도 활력을 되찾아준다. 이옥의 글을 한번 더 빌리자. `시끌시끌하여 멋진 것도 있고, 적막하여 멋진 것도 있다. 어디를 가든 멋지지 않은 것이 없다’. 마음을 활짝 열면 세상은 정말 멋진 곳이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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