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간접자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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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간접자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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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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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주 국민연금공단 포항지사장
[경북도민일보] 앞서 가던 차들이 홍해 바다 갈라지듯 길을 내주고 속도를 늦춘다. 웬일인가? 구급차가 또는 소방차가 그 사이를 지나간다. 다시 양보하였던 차가 움직인다. 이것이 기대되는 거리의 바람직한 풍경이다. 만약 앞서 가던 차가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면, 그로 인하여 일어날 결과는 고사하고 양보하지 않은 운전자의 그 심리는 어떠한 것인가? 아마, 다음과 같지 않을까? ‘나는 내가 낸 세금으로 만든 내 길을 가고 있다. 따라서 나는 방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지금 답답한 것은 구급차지 내가 아니다.’
 하나만 더 보자. 깜빡이도 안켜고 급히 차로를 변경한다. 뒷차 운전자는 화가 난다. 경적을 울린다. 그러나 차로를 변경한 앞차는 아무렇지 않은 듯 유유히 사라진다. 이 운전자의 심리도 앞의 구급차에 양보하지 않은 운전의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즉, 내 길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니 문제가 없고 다른 사람의 불편은 내 알 바 아니다.
 SOC라는 흔한 용어가 있다. ‘social overhead capital’을 줄인 말이다. ‘머리 위 사회자본’쯤 되는 것 같은데 우리말로는 엉뚱하게도 사회 ‘간접’자본이다. 머리 위의 자본이라면 ‘직접’자본일 것 같은데? 가만히 보니, 우리가 평소에 하늘을 의식하지 않듯이 머리 위에 있는 것은 고개들어 보지 않는 한 알지 못하므로 간접자본으로 번역한 것으로 짐작된다. ‘누구나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라는 격언도 있지 않은가. 공동의 자본, 공동의 책임에 대한 사회구성원의 자각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말이다.
 우리는 사회간접자본을 흔히 도로, 다리, 공원 등 눈에 보이는 것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이 자본이 모두의 편의에 복무하기 위하여서는 타인이 향유할 권리를 방해하지 않도록 나의 행위를 일정수준으로 절제할 것을 요구하며, 실수에 대하여 인정할 것을 또한 요구한다. 인정할 때라야만 비로소 고치려는 마음이 나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무형의 사회간접자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일정수준의 경제력과 함께 선진국이 되기 위한 불가결한 조건이다. 우리가 그렇게 부러워하는 선진국들이란 대게 이와 같은 유·무형의 사회간접자본을 고루 갖춘 나라를 지칭하는 말에 다름 아니다.
 양보하지 않고, 자신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에 대하여 인정하지 않은 앞의 운전자가 정작 본인이 급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곧 추석이다.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조상의 은덕과 가족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좋은 날 되기 바란다. 양보·절제·인정·감사에 더하여 국민연금이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사회간접자본, 그 공능(功能)에 대하여 함께 생각하는 적극적인 시간이 되었으면 금상첨화겠다. 지역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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