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력 위해 ‘좀비기업’부터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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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력 위해 ‘좀비기업’부터 정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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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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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제의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등 우리 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정상적인 경영활동으로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좀비기업은 자신은 물론 해당 산업과 금융산업을 부실하게 만드는 우리 경제의 종양과 같은 존재다.
 금융당국이 1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보다 기업부채를 더 큰 위협요인으로 보는 것도 부채의 상당 부분이 이런 부실기업들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대출에 의존해 근근이 연명하는 기업이 국가 경제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는 1997년 외환위기 때 뼈저리게 경험한 바 있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더 큰 위기가 오기 전에 잠시 아프더라도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정부가 기업구조조정촉진법 개정,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 제정 등 관련 제도의 정비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이다.
 LG경제연구원이 628개 비금융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부채상환능력을 분석한 결과이자보상배율이 1을 밑도는 기업은 2010년 24.7%에서 올해 1분기 34.9%로 급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산출하는 데 그 비율이 1에도 미치지못했다는 것은 사업해서 번 돈으로 원금은커녕 이자도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경기가 나빠져 일시적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경우라면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면 기업으로서 존속 가치는 없는 셈이다. 그런데도 추가 대출로 더 늘어난 이자를 갚으며 연명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으로 1 미만인 기업이 크게 늘었다. 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가운데 이런 ‘한계기업’은 2009년 2698개(12.8%)에서 지난해 말 3295개(15.2%)로 증가했다.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9.3%에서 14.8%로 급증한 것도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지거나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좀비기업도 더는 버티기 어려워진다. 기업 줄도산은 금융 부실로 이어지고 결국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위기상황이 올 수도 있다. 벼랑이 다가오기 전에 서둘러 좀비기업 정리를 해야 하는 이유이다.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은행이 대출을 회수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는 얘기를 흔히 하지만 이것은 그 기업이 우산을 스스로 들고 있고, 비가 그치면 활기차게 사업을 할 역량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다.
 우산을 들 힘조차 없는 기업을 위해 우산을 받쳐주고 있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런 기업에는 체력과 체질을 개선하는 구조조정이 우선이다. 그래야 은행도 성장성있는 신생기업에 우산을 나눠줄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좀비기업 정리를 통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필수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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