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는 본래의 쓸모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줘왔다.키다리를 놀려먹는 수단도 되고,요즘 까치에겐 둥지 짓는 곳으로 요긴하게 쓰이기도 한다.새끼들 먹이 물어나르기에 지친 제비에겐 전깃줄만큼 훌륭한 쉼터도 없어보였다.시쳇말로 하면 `다목적 전봇대’임엔 틀림없는 듯 싶다.
눈이 핑핑 돌만큼 바쁜 세상이다.전깃줄에 앉은 제비타령에 귀기울일 수 있을만큼 한가한 사람은 드물다.그보다는 전봇대의 상품성을 이야기하면 흥미를 가질지도 모르겠다.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전봇대는 돈이 열리는 `돈나무’요,전선은 돈이 흐르는 `돈선’이리라는 생각은 해본 일이 있다.그러나 내막을 알고보니 이건 `돈봇대’라고나 해야 딱 어울릴 지경이다.
엊그제 연합뉴스는 전봇대 1개가 올리는 수익률이 2600%라는 소식을 전했다. 서울시의 경우 전봇대 1개의 도로 점용료는 1350원.그러나 공익 시설이어서 한전은 반값만 낸다.675원만 내고는 유선통신업체에게서 임대료로 1만7520원을 받는다. 케이블TV망 가설에도 비슷한 돈을 받는다.서울시엔 전봇대가 8만9564개가 있다고 한다.서울시는 한전이 `부당이득’으로 엄청나게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
서울뿐인가.대한민국에 전봇대 없는 곳은 없다.대구 또한 전봇대 밀집지역으로 `악명’이 높달 지경이다.그러나 서울시처럼 `돈봇대’로 발상을 전환하면 짭짤한 장사가 될지도 모르겠다. 지중화해도 마찬가지다.물론 펄쩍뛰는 당사자가 있으니 입씨름이 볼만하겠지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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