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돈봇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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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돈봇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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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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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신주-전주-전봇대는 같은 말이다.사전을 보면 “전기,전신,전화를 통하는 줄을 공중에 늘여맨 기둥”이라고 풀이해놨다.호롱불 켜놓고 밤늦게 바느질 하거나 글 읽던 시절엔 없던 물건이니 시대의 산물이기도 하다.실제로 이기영의 `고향’엔 이런 대목이 나온다.“이 근처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보는 기차와 정거장과 전봇대를 보고 경이(驚異)의 눈을 크게 떴다.”
 전봇대는 본래의 쓸모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줘왔다.키다리를  놀려먹는 수단도 되고,요즘 까치에겐 둥지 짓는 곳으로 요긴하게 쓰이기도 한다.새끼들 먹이 물어나르기에 지친 제비에겐 전깃줄만큼 훌륭한 쉼터도 없어보였다.시쳇말로 하면 `다목적 전봇대’임엔 틀림없는 듯 싶다.
 눈이 핑핑 돌만큼 바쁜 세상이다.전깃줄에 앉은 제비타령에 귀기울일 수 있을만큼 한가한 사람은 드물다.그보다는 전봇대의 상품성을 이야기하면 흥미를 가질지도 모르겠다.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전봇대는 돈이 열리는 `돈나무’요,전선은 돈이 흐르는 `돈선’이리라는 생각은 해본 일이 있다.그러나 내막을 알고보니 이건 `돈봇대’라고나 해야 딱 어울릴 지경이다.
 엊그제 연합뉴스는 전봇대 1개가 올리는 수익률이 2600%라는 소식을 전했다. 서울시의 경우 전봇대 1개의 도로 점용료는 1350원.그러나 공익 시설이어서 한전은 반값만 낸다.675원만 내고는 유선통신업체에게서 임대료로 1만7520원을 받는다. 케이블TV망 가설에도 비슷한 돈을 받는다.서울시엔 전봇대가 8만9564개가 있다고 한다.서울시는 한전이 `부당이득’으로 엄청나게 `남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보기 시작했다.
 서울뿐인가.대한민국에 전봇대 없는 곳은 없다.대구 또한 전봇대 밀집지역으로 `악명’이 높달 지경이다.그러나 서울시처럼 `돈봇대’로 발상을 전환하면 짭짤한 장사가 될지도 모르겠다. 지중화해도 마찬가지다.물론 펄쩍뛰는 당사자가 있으니 입씨름이 볼만하겠지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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