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객주문학관’ 찾아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걸었던 길 걸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이경관기자
청송 ‘객주문학관’ 찾아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걸었던 길 걸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이경관기자
  • 승인 201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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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소설도서관·스페이스 객주
김주영 작가의 문학세계 담아

     

▲ 소설을 통해 만난, 조선시대 보부상의 모습이 살아 움직이듯 재현된다. 사진은 객주문학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이정호기자] 130여 년 전, 보부상들이 걸었던 길을 걸으며 그들의 이야기를 줍는다.
 흙은 인간에게 기꺼이 자신의 품을 내어준다. 그 위에서 고락의 생을 산 인간은 다시금 그곳으로 돌아가고 그렇게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남겨진다.
 최근 많은 도시가 스토리를 안고 재탄생했다. 경북 청송은 보부상의 생이 담긴 김주영 작가의 ‘객주’를 안았다.
 이번 주말, 살이 에일 듯 차가운 바람이 부는 날에도, 뜨거운 태양 내리쬐는 날에도 길에서 살아야 했던 그들의 흔적을 밟아보며 그 이야기 속으로 떠나본다.
 청송군 진보면 청송로 6359 ‘객주문학관’.
 이곳은 박경리의 ‘토지’,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과 함께 한국문학을 대표해온 김주영의 ‘객주’를 테마로 지난해 문을 열었다.
 소설 ‘객주’는 산 건너, 물 건너 조선팔도 저잣거리로 물품을 유통한 보부상 ‘천봉삼’을 중심으로 19세기 말 조선시대 민초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 시대 보부상들은 울진에서 고개를 넘어 진보에서 쉬었다가 안동을 거쳐 문경새재를 지나 한양으로 상권을 넓혔다. 당시, 진보장은 바다에서 나오는 해산물을 비롯해 지역의 산나물이 거래되는 큰 장터로 보부상들의 근거지였다.
 청송 진보면이 고향인 김 작가는 유년시절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지독한 가난을 몸소 느꼈다. 배를 곯으며 진보시장을 배회했던 그는, 그 때의 기억이 객주를 창작하게 했다고 밝혔다.
 문학관은 폐교된 진보 제일고 건물을 증·개축, 4640㎡ 규모의 3층 건물로 김주영 작가의 문학 세계를 담았다. 전시관과 소설도서관, 스페이스 객주, 영상 교육실, 작가 김주영의 집필실 등으로 이뤄져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사과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눈에 띈다. 미술의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이재효 작가의 작품으로 관람객들이 다양한 시각에서 작품을 해석,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작품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김주영 작가가 소장했던 자료와 국내 간행된 소설책들을 구비해 방문객들에게 제공하는 소설도서관을 비롯해 그가 전국을 돌며 찍은 시장 풍경사진도 눈길을 끈다.
 3층 제1, 2전시실에서는 김 작가의 집필 배경과 보부상들의 활동상과 조선 후기 상업사를 단편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소설 속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듯 재현돼 있어 관람객들은 마치 조선시대로 타임머신을 탄 듯,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영상교육실에는 소설을 영상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전시 및 체험관에서는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연중 전시하고 있다. 현재는 ‘김한숙 초대전 및 명지혜 도예전’을 열고 있다.
 객주문학관은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해 월 3000여명의 방문객이 찾고 있는 등 ‘사과’의 고장 청송을 ‘문학’의 고장으로 거듭나게 하며 청송의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다.
 푸르던 나무는 어느새 자신의 옷을 벗었다. 차가워진 공기 속에서 나무는 스스로 다가오는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꽁꽁 언 발로 조선 팔도를 누볐던 천봉삼처럼. 조선시대 최고상인,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 젖어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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