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충에 희생된 소나무는 곳곳에 `소나무 무덤’을 남긴다. 훈증 처리한 뒤 여섯 달 동안 타포린 필름으로 꼭꼭 싸매두니 갈데 없는 무덤 형국이다.`비닐 수의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기어들어가 알을 낳지 못하도록 하는 차단벽인 셈이다. 함부롤 옮겼다간 벌금이 1천만 원이다.
엄포가 서릿발 같것만 재선충병은 번지기만 한다. 안동에서 강릉으로, 강릉에서 가평 잣나무 숲으로 …. 동작 굼뜬 재선충이 이제는 `남산위의 저 소나무’까지 넘보고 있다. 이쯤되면 피해지역이 여의도 몇 배이고, 고사목이 몇 만 그루냐를 따져본들 부질없는 짓이다.마치 경찰을 조롱하는 살인마같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방제법도 갖가지다.고사목의 훈증처리로도 모자라 `모두 베기’방법까지 등장했다. 훈증법보다 돈도 훨씬 덜 들어간다는 예증까지도 나와있다.`백강균 퇴치법’도 나왔지만 현실 여건상 실효를 거두기 어려워 연구성과로만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안타까움도 있다.
방제약으로 우수성을 인정받는 것은 아바멕틴 유제(油劑)다.지난해 국립 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가 개발한 `나무 주사’다. 경주 왕릉숲에서 97% 예방 실적도 입증됐다. 일본이 개발한 그린가드와 비교도 안될만큼 값도 싸다. 25만원 : 4천원. 모두베기보다 예산 또한 덜 들어간다고 한다. 경북도가 이 예방약으로 재선충 방제에 나설 모양이다. 장점이 많음을 인정했다는 이야기도 되겠다. 아울러 예방해야 할 것은 인재(人災)다. 검문소 쯤 있으나 마나이니 재선충이 깔볼 수밖에 더 있나.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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