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살릴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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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살릴 옥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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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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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수는 옥수수를 보면서 `등에 업힌 어린아이’를 떠올렸다.“옥수수에 붉은 술이 늘어진 것이 꼭 등에 업힌 어린아이와 같다. 언제 보아도 그것이 어린애 같았다. 옥수숫대는 어린것이 잠이 깰세라 하고 고이고이 업고 있었다.” <여름의 유머>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그런가하면 이상(李箱)은 관병식(觀兵式)을 생각했다.“옥수수 밭은 일대 관병식입니다. 바람이 불면 갑주(甲胄) 부딪치는 소리가  우수수 납니다.”<山村餘情>
 설령 옥수수가 먹을거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한들 흉거리는 아니다. `흉 각각, 정(情) 각각’이라고 한다. 타고난 재주가 제각각이니 꼭 `글쟁이’들과 감성이 같아야 한다는 법도 없는 것 아닌가.
 이렇게 보면 옥수수에서 바이오 에너지의 가능성을 읽어낸 눈은 특별하다. 화석 연료만으로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벅차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에 남아있는 석탄은 대략 7조곘, 석유는 1천억곘쯤 된다고 본다. 요즘 같은 씀씀이로는 석유는 30년쯤 뒤엔 바닥 날 것이란 이야기다. 석탄도 수백 년 버티면 고작이라는 것이다. 대체에너지 개발이 화급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옥수수가, 브라질에서는 사탕수수가 `금수수’대접을 받는다. 훌륭한 바이오 에너지 원료인 까닭이다. 이런 판에 `옥수수 박사’ 김순권 교수(경북대)가 희망찬 메시지를 던졌다. “옥수수가 한국 농업 살릴 수 있다.” 엊그제 매일신문에 실린 그의 글 제목이다. 우리도 옥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40년간 옥수수 하나만 육종해온 과학자의 이야기를  경청하라”고 했다.
 때마침 정부는 한·미FTA 농업부문 보완책으로 갖가지 `직불금’을 지급할 속내를 드러냈다. 또다시 성과도 없는 `퍼주기’로 급한 불을 끄려는 속셈인가? 책상머리 행정으로 굳을대로 굳은 머리는 굴려봤자다. 이럴 땐 전문 과학자에게 길을 묻는 것도 지혜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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