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만명이라는 ‘코피노’ 문제 적극 대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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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3만명이라는 ‘코피노’ 문제 적극 대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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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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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에서 어렵게 삶을 이어가는 코피노(Kopino) 어린이의 숫자가 최대 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코피노는 한국인 아빠(Korean)와 필리핀 어머니(Filipino)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자녀를 지칭한다. 사업이나 연수, 관광 등의 목적으로 필리핀에 머무는 한국 남성이 필리핀 현지 여성과 일시 동거하거나 성매매 등을 하면서 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경제력이 없는 홀어머니 밑에서 성장하는 경우가 많아 극도로 빈곤하게 생활하고 있다.
 몇 년 전 코피노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도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으나 이내 잊히고 말았다.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이 문제가 제법 심각하게 취급되고 있는 듯하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필리핀 검찰총장은 한국 정부의 관심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클라로 아레야노 필리핀 검찰총장은 지난 9일 방한 기자회견에서 코피노 문제와관련해 한국인 아버지가 부양책임을 지도록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국인 관광객에게 성매매를 알선하는 범죄조직의 배후가한국인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은 지난해의 경우 130만 명이 넘었으며 이는 전체 외국 관광객의 25%에 달한다. 외국인 관광객 숫자로는 가장 많다.이들 관광객 중 특히 한국 남성의 인기를 끄는 코스는 골프와 스쿠버다이빙 같은 것으로 여기에 현지 여성과의 성매매를 결합한 음성적인 남성전용 상품이 있다고 한다.

 필리핀 여성은 가톨릭 신자가 대다수로 피임을 기피하는 까닭에 성매매를 통해 혼혈 자녀가 생기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시적 동거생활에서 생기는 혼혈자녀를 방기한 경우라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섹스관광으로 비롯된 코피노 문제는 윤리적, 법률적 측면에서 훨씬 복잡성을 띠기 때문에 필리핀 당국이 주목하는 듯하다.
 성매매특별법에 따르면 해외원정 성매매는 엄연한 불법행위인데,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우리 사법당국은 뭘 하고 있었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최소한 조직적인 알선을 통한 성매매만큼은 필리핀 사법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완벽하게 차단해야 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코피노의 아버지를 찾아주거나 양육비를 받도록 지원하는 활동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들의 노력으로 한국인 친부를 찾고 법정 다툼을 통해 양육비를 받아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코피노 지원단체들은 정부 차원의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제도적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 단체는 우리보다 앞서 ‘자피노’ 문제를 겪었던 일본 정부가 양육비 지원을 위한 변호사 지원단을 구성해 소송을 도왔던 선례를 지목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필요한 노력을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이제는 수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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