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청산한 쿠바와 핵 시위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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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청산한 쿠바와 핵 시위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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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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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냉전 시대 미국의 ‘눈엣가시’였던 쿠바를 방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까지 쿠바에 머무르는 동안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국빈만찬에 참석하며 쿠바 국영 TV가 생중계하는 가운데 연설도 할 계획이다. 또 양국의 야구팀 간 친선 경기 관람 등 우호를 다지기 위한 행사뿐만 아니라 현지 인권운동가들과의 만남 등 쿠바 정부가 껄끄러워할 일정도 예정돼 있다.
 미국은 물론 세계의 주요 언론이 이번 방문을 ‘역사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찾은 것이 1928년 캘빈 쿨리지 이후 88년 만이라는 사실 때문이라기보다는 아메리카 대륙에 남아있던 냉전의 마지막 흔적이 제거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1959년 쿠바의 정권을 장악한 피델 카스트로 주도의 좌익 혁명세력이 점점 공산주의 색채를 강화하고 옛소련 쪽으로 기우는 것을 미국은 용납할 수 없었다. 미국은 쿠바 국내의 반(反)카스트로 진영을 직간접 지원한 것은 물론 1961년에는 쿠바 출신 망명자들을 무장시켜 쿠바를 침공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이듬해는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는 소련의 계획에 맞서 미국이 일전을 각오하고 쿠바에 대한 해상봉쇄 조처를 한 이른바 ‘쿠바 미사일 위기’가 발발했다.

 역사가들은 이 대치가 이어진 13일간이 냉전 기간을 통틀어 전면적인 핵전쟁에 가장 근접했던 순간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후 미국과 쿠바의 관계는 단절됐고 쿠바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빈곤하고 고립된 국가로 전락해 갔다.
 공산주의 국가 쿠바의 탄생이 냉전의 산물이었다면 냉전 구도의 해체 후 쿠바가새로운 길을 찾고 미국과의 관계 반전도 모색하게 된 것은 필연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쿠바는 지난 2014년 12월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고 이듬해에는 서로 대사관을 개설하기에 이르렀다.
 쿠바의 인권문제 등을 내세운 의회의 저지로 미국의금수조치 해제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이 문제 또한 해결돼 양국의 무역과 여행이 자유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양국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쿠바는 미국과의 경제관계가 완전히 정상화되면 주력산업인 관광이 활기를 되찾고 서방의 투자가 유치됨으로써 산업의 경쟁력과 국민의 생활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3 세계 해방운동의 구심점’을 자처했던 쿠바의 변신을 지켜보노라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냉전의 잔재가 청산되지 않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에 우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불량국가’로 불리며 세계에서 고립됐던 나라들 가운데 이라크와 리비아는 사담 후세인과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축출 이후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새로운 국가로 재탄생했다.
 이란도 서방과의 핵 협상 타결 이후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를 적으로 돌려서는 생존 보장도, 국가 경제의 향상도 불가능함을 깨달은 결과일 것이다. 북한 지도부가 이들 국가의 행보에서 교훈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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