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두릅 따러 가신 어매
해거름이 되어도 오시지 아니하네
이 골짝 가시었나 저 골짝 가시었나
갈림길에 망설이며 애가 타는데
날은 어두워
처녀 귀신 나온다는 등성이는 못가고
희미하게 떠오른 달님 붙잡고
울 어매 지켜달라 두 손 모아 빌 때에
가여운 울 어매 고개가 젖혀지게
나물 보따리 이고 구비진 골짝길을
총총히 내려 오네
날 밝아도 쉼 없어라
봄 나물 보따리 또 이고 지고
그 먼 길 어이 갈까 걷고 걸어서
저녁놀이 빨갛게 물들어 오면
사릿문 앞에 서서
아득한 길 목석 되어 바라 보다
울 어매 가물가물 보여 오면
멍멍이 보다 빨리 한달음에 달려간다
반가워라 울 어매
고마워라 울 어매
고무신 한 켤레 눈깔사탕 한 봉지
사가지고 오셨네
그리워라 그리워라
눈 감으면 고향 산천
내 딛는 자욱마다 그리운 울 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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