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뇌물
  • 김용언
달걀 뇌물
  • 김용언
  • 승인 201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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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계란(鷄卵)이냐 달걀이냐’는 속담이 있다. 다 마찬가지라는 소리다. 업어치나 메어치나 다를 게 없는 것과 같다. 굳이 욕심을 말한다면 한자어보다는 토박이말을 더 쓰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름이야 그렇다치고 달걀만큼 사랑받는 먹을거리도 드물 것 같다. 완전식품이라는 찬사를 듣는다.  김광언의 ‘민속지’에 달걀말이가 나온다. “나는 지금도 아내가 만드는 달걀말이를 좋아한다. 달걀 서너 개를 풀어 놓은 것에 잘게 다진 파, 양파, 당근, 고기 따위를 섞어서 번철에 얇게 펴 부친 다음 접어 말아서 엄지손가락 굵기로 썬 것이다. 무엇보다 저분저분해서 술안주로 적격이다.”
 그러면서도 달걀은 기피 대상이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다 해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신세이기도 하다. 달걀 노른자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평균 250㎎이나 되는 까닭이다. 내로라하는 기관들의 하루 섭취 권고량이 300㎎이니 움찔할 만도 하다. 최근들어 이를 뒤집는 학설이 제기됐다. 달걀을 많이 먹는다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참으로 헷갈린다.

 영주경찰서가 달걀 납품을 둘러싼 ‘거래’의 덜미를 잡았다. 농협중앙회 직원과 농협유통사 직원이 납품업자의 돈을 챙긴 대가로 납품물량을 늘려준 혐의다. 이들이 정기 상납 받은 뇌물은 억대에 이른다. 대신 납품한 달걀은 수십억 원어치라고 한다. 처음엔 ‘남는 장사’를 한 셈이지만‘안 하니 만도 못한’결과가 되고 말았다. ‘황금알’이 ‘쪽박’이 된 꼴이다.
 알맹이가 들지 않은 완전히 텅 빈 알이라든가 반 조각의 알을 낳은 닭 이야기도 있다. R.L.리플레의 ‘믿거나 말거나’에 나오는 대목이다. ‘내일의 닭보다 오늘의 달걀’이란 말이 동서양에 모두 있다. 눈앞의 이익에만 한눈 팔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지금은 선거철이다. 눈앞의 밥 한 그릇과 푼돈의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이 없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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