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계란(鷄卵)이냐 달걀이냐’는 속담이 있다. 다 마찬가지라는 소리다. 업어치나 메어치나 다를 게 없는 것과 같다. 굳이 욕심을 말한다면 한자어보다는 토박이말을 더 쓰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름이야 그렇다치고 달걀만큼 사랑받는 먹을거리도 드물 것 같다. 완전식품이라는 찬사를 듣는다. 김광언의 ‘민속지’에 달걀말이가 나온다. “나는 지금도 아내가 만드는 달걀말이를 좋아한다. 달걀 서너 개를 풀어 놓은 것에 잘게 다진 파, 양파, 당근, 고기 따위를 섞어서 번철에 얇게 펴 부친 다음 접어 말아서 엄지손가락 굵기로 썬 것이다. 무엇보다 저분저분해서 술안주로 적격이다.”
그러면서도 달걀은 기피 대상이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많다 해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신세이기도 하다. 달걀 노른자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평균 250㎎이나 되는 까닭이다. 내로라하는 기관들의 하루 섭취 권고량이 300㎎이니 움찔할 만도 하다. 최근들어 이를 뒤집는 학설이 제기됐다. 달걀을 많이 먹는다고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 할지 참으로 헷갈린다.
알맹이가 들지 않은 완전히 텅 빈 알이라든가 반 조각의 알을 낳은 닭 이야기도 있다. R.L.리플레의 ‘믿거나 말거나’에 나오는 대목이다. ‘내일의 닭보다 오늘의 달걀’이란 말이 동서양에 모두 있다. 눈앞의 이익에만 한눈 팔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지금은 선거철이다. 눈앞의 밥 한 그릇과 푼돈의 유혹에 넘어가는 사람이 없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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