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대박’ 검사장 논란, 사표로 정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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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대박’ 검사장 논란, 사표로 정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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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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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회사 넥슨의 주식을 사놓았다가 일본 증시에 상장된 이후 매각해 거액을 벌어들인 진경준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이 2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공직자 재산 공개를 통해 진 검사장이 법조 고위공직자 재산 1위에 오른 사실이 알려진 지 8일 만이다. 검사장급인 진 본부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내놓은 입장자료를 통해 “관련법에 따라 숨김없이 재산을 등록하고 심사를 받아 왔지만, 국민의 눈에 부족함이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면서 더 이상 공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진 검사장은 또 “어떤 식으로든 조사가 필요하다면 자연인의 입장에서 성실하게 응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진 검사장이 이런 입장을 내놓은 것은자신의 주식취득이 부당하게 이뤄진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깔끔하게 정리됐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진 검사장의 공직자 재산 공개액은 156억5000여만원이었고 이중 넥슨 주식 80만1000여주를 지난해 처분한 액수가 126억원이 넘었다. 주식 처분에 따른 재산 증가액만 37억원이 넘어 행정부와 사법부 등 전체 공개대상 공직자 중 최고였다. 현직 검사가 어떻게 국내에서 상장되지 않은 알짜 주식을 다량으로 사들일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 것은 당연하다.

 진 검사장이 넥슨의 김정주 회장과 가까운 친구라는 점이 의혹을 증폭시켰다. 진 검사장이 금융정보분석원((FIU) 심사기획팀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등 검찰에서 금융ㆍ증권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다는 사실도 논란을 확대하는 데 한몫했다. 요컨대 주식 취득 과정에서 회사 대표와의 친분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혹시 직무 관련성이 있지는 않았는지 하는 의구심이다. 
 진 검사장은 의혹 제기가 꼬리를 물자 해명자료를 내놨으나 논란을 가라앉히기에는 부족했다. 진 검사장은 제삼자가 이민을 떠나면서 처분하게 된 보유주식을 친구들과 함께 사들였고, 매입가격도 헐값이 아니라 액면가(500원)보다 훨씬 비싼 주당 수만 원을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자금원은 기존 재산이었다고 소명했다. 작년에 해당 주식을 매각한 것은 승진에 따라 고위공직자가 되면서 주식을 다량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도 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재직 시에 주식을 그대로 보유했던 점에 대해서는 “해당 회사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거나, 영향을 미친 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었다. 사인 간의 거래이고 프라이버시 문제가 있어서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해명으로 논란이 수그러들기는 어려웠다고 본다.
 법무장관은 조만간 진 검사장의 사직서를 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사표가 수리된다면 그동안 제기된 의혹은 묻힐 공산이 커 보인다. 공직에서 물러난 진 검사장의재산을 합법적으로 조사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남은 길은 검찰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는 것이지만 이 또한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렇게 본다면 진상규명이 먼저 이뤄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았다고 여겨진다. 그것이 검찰 조직과 진 검사장 개인의 명예를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되고, 불필요한 의혹 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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