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육 선호
  • 김용언
백색육 선호
  • 김용언
  • 승인 201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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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에도 ‘먹은 죄는 없다’는 말이 두루 통용됐던 것 같다. 참외나 수박 같은 것을 서리해다가 먹어도 ‘먹은 죄는 없다’며 덮어버리곤 하는 게 풍습이기도 했던 모양이다.
 때문인지 글 속에도 ‘서리’가  곧잘 등장한다. 그 용례 하나를 옮겨 본다. “기나긴 겨울밤을 보내기 위해서 그 기나긴 겨울밤의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서 남의 집 지붕의 감 내려다 먹기, 남의 집 무 구덩이에서 무 내다가 깎아먹기 등의 서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재미있는 것은 역시 통통하고 기름기 잘잘 흐르는 닭 서리야말로 서리 중의 서리였다.” <김용택/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

 영화 ‘서편제’에서도 이웃 집 닭을 슬쩍해다가 맛있게 냠냠하는 장면이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이 때문에 한바탕 시끄러운 광경도 벌어진 것 같다. 남의 집 닭을 슬쩍했으니 엄연히 절도였다. 언제부터인지 ‘서리’ 풍습이 사라지고 있는 흐름이다. “닭서리야말로 서리 중의 서리였다”던 시절은 이제 다시 보기 어려울 것만 같다.
 2014년 기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의 1인당 육류소비는 63.5㎏라고 한다.한국인은 51.3㎏다. 돼지고기가 24.9㎏로 단연 앞선다. 그 뒤가 닭고기 15.4㎏다. 쇠고기는 11.6㎏로 3위다. 흥미로운 것은 1인당 GDP 3만 달러 이상인 나라에서 닭고기 소비가 다른 육류를 앞지른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미국은 닭고기 소비가  44.5㎏인데 쇠고기는 24.5㎏다. 부자나라에서  백색육을 많이 먹는 것은 건강 때문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예상이다. 우리 GDP가 3만 달러에 이르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려야 한다. 그러나 양계장을 경영하는 농가에게는 희망가처럼 들린다. 조심할 것은 걸핏하면 발생하는 전염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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