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국회청문회를 통해 대중적 스타가 된 사람 중 대표적인 이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1988년 5공 청문회 때 당시 초선의원이던 노무현 의원은 자신의 논리적이고 집요한 질문에 엉뚱한 말로 시간만 때워 넘기려는 증언대의도코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살인마’라고 외쳤다. 당시로서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무시무시한 낱말이었다. 뿐만 아니라 증언대에 선 전직 대통령에게 명패를 집어던지는 광경까지 연출하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었다.
그로부터 여러 차례 벌어진 국회청문회는 국회의원들에게 최상의 인기품목이 되었다. 청문회를 통해 스타가 되고 싶었던 거다. 청문회가 열리기만 하면 발언기회를 잡으려고 경쟁이 치열했다. 나름대로 사전에 ‘공부’를 열심히 하여 꽤 성공한 경우도 있었으나 대개는 감정을 앞세워 얼토당토않은 고함으로 국민의 눈살만 찌푸리게 하고는 발언대에서 내려온 게 고작이었다. 모두가 청문회스타 노무현을 부러워했지만 그 신발 벗어둔 데도 못 이르고 말았던 거다.
당초 그가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한 대상에는 담뱃값 인상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청문회 타령에 반응이 좋지 않자 느닷없이 이걸 끌어대 얼버무려 넘기려한 거다. 작년 1월 2500원짜리 담배를 단숨에 4500원으로 올려버린 데 대해 흡연자들이 비난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게 국회 청문회감이 되는지는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다. 그 출신지역이 낳은 3대 천재 중 하나라는 말을 들어온 천 공동의장의 별로 천재답지 않은 ‘담뱃값 청문회’ 아이디어였다. 5공 청문회 때의 ‘노무현’이 부럽다면 더 그럴듯한 청문회 감부터 발굴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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