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훈련 트럭 가로막은 강정마을 주민
  • 한동윤
해병 훈련 트럭 가로막은 강정마을 주민
  • 한동윤
  • 승인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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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1일과 2일 언론에 기가 막힌 글이 실렸다. 지난달 28일 오후 4시 30분쯤, 해병대 9여단 장병 8명이 군용 트럭을 타고 제주 해군기지 옆 강정마을을 지나다 트럭을 막아선 강정마을 주민들에 막혀 왔던 길로 되돌아 갔다는 내용이다.
 훈련은 해군 제주기지전대가 지휘하는 올 두 번째 ‘제주민군복합항 방호 훈련’이었으며, 해상 침투한 적의 공작선에서 내린 적군이 제주 해안에 상륙했을 때, 이를 저지하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해병은 강정마을을 지나면서 주변에 적이 있는지 탐색하며 ‘사주경계’ 자세로 트럭 밖으로 총구를 향하고 있었다. 해병을 막아선 강정마을 주민들은 “마을에 총 든 군인들이 진입했다”면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이러면 얼마나 무섭냐”, “왜 공포 분위기 조성하냐”, “학교 앞이다”, “왜 마을까지 총 들고 나오냐”고 언성을 높였다고 조선일보 등이 보도했다. 한 주민은 차량에 탄 장교에게 “총알을 넣고 다니지 그러냐”라고 비아냥거렸고, 지휘관은 “총알은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 소동은 유튜브 사용자가 ‘강정마을에서 욕먹는 불쌍한 해병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면서 확산됐다.
 강정마을은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마을이다. 해군기지 건설에 찬성한 주민과 반대한 주민들이 격렬하게 대립했고, 반대 주민들은 정치권과 재야단체, 운동권, 종교계와 힘을 합쳐 기지건설을 물리력으로 막아왔다. 해군기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노 전 대통령을 계승한다는 ‘친노’들까지 반대했다. 지금도 해군기지 건설 반대와 관련한 송사(訟事)가 진행 중이다.
 다음은 강정마을에서 벌어진 해병대와 마을 주민간의 마찰을 가장 상세히 전한 뉴데일리 보도 내용을 압축한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측에 따르면, 지난 29일 제주 지역 한 인터넷 매체가 ‘제주 강정마을 무장군인 출동… 화난 주민들 해군이 공포 분위기 조성’ 제목의 기사를 내놨다. 지금도 제주해군기지에 반대하는 진영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담은 것이었다고 한다.

 해군 측에 따르면, 4월 28~29일까지 군 뿐만 아니라 경찰, 유관기관까지 참여하는 ‘제주민군복합항 통합항만방호 훈련’을 실시했다. 군 당국은 훈련 전 주요 행정기관에 ‘훈련 실시’ 공문을 보냈다. 제주 행정당국의 동의에 따라 해군과 해병대는 기지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이 시작된 뒤 해병 제9여단 93대대 소속 군인들이 지붕 없는 트럭을 타고 거점으로 이동을 하면서 총을 트럭 화물칸 등받이 위에 거치해 놓고 ‘사주경계’를 하며 이동하는 것을 본, ‘자칭 강정마을 주민’이라는 사람들이 나타나 트럭 앞에 드러누워 훈련을 방해하고, 군인들의 얼굴을 함부로 찍으면서 거세게 항의했다고 한다. 해군기지전대 측은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지구대 경관이 상황을 정리했다.
 해군기지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강정마을에는 여전히 ‘활동가’들이 있으며, 이들은 2011년 해군기지 문제가 불거진 뒤에는 아예 전입신고를 해 ‘주민 행세’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주민’ 가운데서도 문제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2011년 상반기 강정마을 일대 땅값은 3.3㎡당 15만원 내외. 당시 정부는 이곳 땅주인들에게 3.3㎡ 당 40만원이 넘는 돈을 보상해 줬다. 이렇게 책정한 1000억원 이상의 보상금을 찾아가지 않은, 진짜 강정마을 땅주인은 현재 단 한명도 없다고 한다. 어떤 이는 보상금을 세 차례나 받았다고 한다. 그러다 최근 2~3년 사이 중국인들이 제주도 땅을 마구잡이로 사들이면서 강정마을과 제주해군기지 인근 땅값이 3.3㎡당 200만~250만원까지 치솟자 다시 시위를 시작하는 주민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럼, 소위 강정마을 주민들 가운데서 제주도 땅을 마구 사들여 땅값을 올린 중국인과 중국 자본에 대해 반발하는 사람이 있었느냐’고 묻자 제주해군기지 관계자는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강정마을도 대한민국 영토다. 영토 안의 군 훈련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가능해야 한다. 그 훈련이 강정마을을 지키는 성격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해군기지 갈등이 해병 훈련에 까지 지장을 줬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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