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30도가 넘는 ‘5월 폭염’이 며칠째 이어졌다.
지난 19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섭씨 31.9도까지 올라가 5월 중순 기온으로는 84년 만에 가장 높았고 20일에는 서울에 폭염 주의보가 올해 들어 처음 발령됐다. 폭염 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할 때 내린다.
지역에 따라 사나흘 계속되는 이번 폭염은 중국 북부와 몽골에서 가열된 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에 유입된 뒤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문 데다 더운 바람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때 이른 무더위는 유독 올해의 현상이 아니라 매년 심해지는 양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에 서울의 기온이 30도를 넘은 날이 1980년대에는 0.2일 정도였지만 2010년대 들어서는 평균 1.7일로 늘었다. 작년에는 4일이나 됐다.
올 5월의 기상이변은 한반도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에선 폭염과 폭우로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고 미국에선 때아닌 폭설로‘5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상이변을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올 4월은 137년 전 기상 관측 이래 4월 기온으로는 가장 따뜻한 달을 기록, 지난해 5월 이래 열두 달 연속 가장 더운 달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는 엘니뇨에 따른 이상 고온과 가뭄이 최근 수십 년 가운데 가장 심각할 것이라는 기상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고 있다.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후 변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는데도 자칫 이에 무덤덤해질 수 있다. 당장 이상 고온에 취약한 노지(露地)작물 재배 농가들은 지금 폭염에 속이 타들어 간다.
하지만 이상 기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들은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기에 십상이다. 기후 변화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성질의 문제가 아니다. 전 인류가 개별 국가의 이익을 따지지 않고 현재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지난해 12월 세계 195개국이 파리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세계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중 하나인 우리나라는 기후 변화 대처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본다. 5월 폭염이 그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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