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대우조선 ‘낙하산 인사’ 사퇴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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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대우조선 ‘낙하산 인사’ 사퇴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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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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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학적인 손실로 존립이 위태로워져 구조조정의 수술대에 오른 대우조선해양이 또 전문성 없는 외부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려다 해당 인사의 자진 사퇴로 없던 일이 됐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30일 자사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조대환 법무법인 대오 고문 변호사가 후보에서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우조선은 오는 13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유식 전 팬오션 부회장과 조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라고 공시했었다. 이 같은 인선 계획이 알려지자 검사, 변호사 등 법조계 경력 이외에 기업 구조조정이나 조선·해양 분야의 전문성을 뒷받침해줄 만한 이력이 없는 조 변호사의 사외이사 내정에 대해 비판 여론이 일었다.
 조 변호사는 지난 2010년 여권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에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데 이어 새누리당 추천으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과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런 이력을 보면정치권 또는 그 주변 출신으로 전문성과 관계없이 공공기관·공기업이나 정부 영향력 하의 민간기업에 ‘낙하산’ 식으로 투입된 이른바 ‘정피아’의 일원으로 볼 여지도 있다.
 대우조선은 이미 상식 밖의 ‘낙하산 인사’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2004년 이후 대우조선의 자문역이 60명에 달했고 특별한 실적도 없는 이들이 받은 연봉이 평균 8800만원에 이른다는 실태가 공개돼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예전 소속 가운데는 산업은행(4명), 수출입은행(2명), 국가정보원(2명), 방위사업청과 해군(4명) 등 ‘낙하산’을 내려보낼 만한 힘 있는 기관들이 많았다.

 2000년 대우조선이 대우중공업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선임된 사외이사 30명 가운데 18명이 정치권 또는 관료 출신이었다. 지금도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과 친박계 유정복 인천시장의 보좌관 출신인 이영배 전 한국농림수산정보센터 기획조정실장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사외이사의 경우 회사의 부실과 비리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자리여서 더욱 전문성이 요구된다. 대우조선이 해양플랜트 저가 수주 등 무리한 경영으로 부실을 키운 데는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들이 견제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것도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은행 관리 체제에서도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기는커녕 지난해에만 5조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는 등 더 큰 부실 덩어리로 전락해 국민경제에 큰 부담을 안기게 됐다.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투입됐더라면 대우조선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통을 감내해야 할 근로자들과 협력업체들, 혈세를 부담해야 할 국민을 설득하기는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늦게나마 논란을 야기한 인선이 철회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여론의 뭇매를 맞고서도 구태를 되풀이하려 한 시도 자체가 어이없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물론 구조조정을 앞둔 부실기업과 그 기업들을 떠안고 있는 채권은행의 경영진은 경제 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더는 분별력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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