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반기문 총장 비난
  • 정재모
야당의 반기문 총장 비난
  • 정재모
  • 승인 201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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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남의 잘못이나 흠을 나쁘게 말한다는 뜻의 낱말 ‘비난(非難)’을 자의(字意)대로 읽어보면 재미있는 풀이가 나온다. 비(非)의 대표훈(代表訓; 한자의 여러 가지 뜻 중에 가장 널리 적용되는 대표적 뜻)은 ‘아니다’이며, 난(難)의 그것은 ‘어렵다’이다. 그러므로 낱말 ‘비난’은 ‘어렵지 않다’는 말이 된다. 非와 難에 각각 <나무라다> <헐뜯다>는 뜻도 있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나 하도 남 비방하는 말을 쉽게 하는 요즘인지라 그렇게 풀어도 되지 않을까 싶어 비틀어 보는 소리다.
반기문(潘基文) 유엔사무총장이 엊그제 귀국해 5박6일간의 국내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갔다. 이번 귀국활동 동선을 두고 대권행보라는 해석이 의심없이 나오고 있는 중에 그를 비난하는 소리가 야권과 진보언론에서 높다. 최근 여당에서 대권주자 될 만한 사람이 없어진 통에 자기당 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던 야당이 뜻밖의 ‘강적’으로 등장하는 반 총장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한 것 같다.

19대 막판 원내대표를 하고 물러난 의원은 ‘반기문 대통령은 재앙’이라느니,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중에 국민들은 그 이름을 시궁창에 처넣게 될 것’이라는 등의 악담을 거리낌 없이 쏟아냈다. 같은 당의 또 한 의원은 종편 방송에 나와 반 총장이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벌써부터 국내에 와서 활동하는 건 ‘범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저마다 한 마디씩 던지는 게 야권에선 유행처럼 됐다. 쉬워도 너무 쉽게 내뱉는 비난들이다.
반 총장의 행보가 욕먹을 만한 일인지, 범법이 되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를 향한 야당의 언사들은 좀 무지막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년 대선 이후 대권은 자기들에게 떼놓은 당상쯤으로 여기던 터에 느닷없이 여론 조사상 우위를 점하는 인물이 부각되자 ‘멘붕’ 상태에 빠진 걸까. 작년만 하더라도 바로 반 총장을 자기네 당으로 끌어들여 대선 후보로 만들 구상까지 숨기지 않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갑자기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끌어 붓는 모습을 보면서 과거 한 정치인이 했다는 유명한 말 한마디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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