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월급
  • 김용언
동전 월급
  • 김용언
  • 승인 201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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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한때 통용되기는 했으되 지금은 희귀화폐로 자리를 굳힌 사례는 많다. 나무·세라믹·우표로 만든 돈이 그 가운데 하나다. 제 1·2차 세계대전 와중에 여러나라에서 발행됐다고 한다. 전쟁물자인 금속을 아끼기 위해 독일과 일본에서 흙이나 나무를 압인해 만든 돈이니 화폐수집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겠다.
이런 돈을 비상화폐(Emergency currencies)라고 부른다는 게 화폐전문가의 설명이다. 1차대전 때 프랑스와 러시아에서 나온 게 ‘우표 코인’이다. 주화 모양의 철판에 우표를 붙이고 그 위에 셀룰로이드판을 붙인 게 프랑스의 사전(私錢:Private Money)이었다. 러시아는 소액우표지폐를 발행하기도 했다. 앞면엔 우표모양 그림과 액면을 표시하고, 뒷면엔 주화와 같은 가치로 쓸 수 있다는 문구를 인쇄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노트겔트(Kleine Notgeid)라는 소액지폐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 지폐는 심지어 호텔과 상점에서도 발행해 그  종류가 5만 가지를 넘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들에게 동전으로 밀린 월급을 내준 건축업자의 행위가 논란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다. 경남 창녕군의 이 건축업자가 지급한 체불임금은 모두 440만원. 이 돈을 모두 2만2082개나 되는 동전으로 준 데서 문제가 시작됐다. 외국인들은 이웃 상점주인의 도움을 받아 은행들을 순례했지만 모두 환전을 거부했다. 결국 한국은행 경남본부에서 5만원짜리로 바꿔줬다고 보도됐다. 한은 직원 4명이 달라붙어 40분동안이나 동전을 가리고 헤아렸다니 힘든 환전이었음엔 틀림없어 보인다.
이들 외국인들을 도와준 상점주인과 한은 경남본부 관계자들은 “한국인으로서 미안했다”고 입을 모았다. 건축업자는 그 많은 동전을 바닥에 쏟아 뒤섞이게 해놓고 “가져가라”고 했다고 한다. 동전 위에 한국인의 두 얼굴이 새겨진 셈이다. 동전월급은 알바생들을 골탕먹이는 데만  쓰는 것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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