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고 한다. 떠돌이가 터줏대감을 밀어내 ‘찬밥’을 만들어 버린다면 해당될 속담이다. 정치판에서도 이런 현상은 벌어진다. 일찌기 고향을 떠났던 사람이 선거철에 돌아와 토착세력을 앞선다면 이 또한 해당되는 말일 게다.
이런 현상은 우리의 언어생활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예컨대 멍게와 우렁쉥이는 같은 이름이다. 굳이
이런 멍게가 마구 채취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도둑 맞고 있다. 마을공동어장, 공유수면에서 엉뚱한 사람들이 채취해가니 불법일 수밖에 없다. 고무보트와 잠수 장비를 갖추고 스킨다이빙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가 이런 짓을 예사롭게 저지른다. 남의 어장에 들어와 300㎏를 채취해 자신의 업체를 통해 유통시키다가 구속된 사람이 그 가운데 하나다. 이를 재미삼아 해본 ‘서리’라고 눈감아주기는 어려웠던 모양이다.
‘서리’는 ‘장난’에 그쳐야 합리화된다. 장난삼아 하는 짓에 먹을거리가 다소 축나더라도 주인이 웃어가며 눈감고 넘어가줘야 한다. 이런 풍습도 이제는 사라져가는 모양새다. ‘닭서리’를 당하고도 사람좋은 웃음만 흘릴 양계업자가 있을 성 부르지도 않다. 하물며 깊은 바다 속 수산물임에랴. 훔쳐가는 대상도 멍게에서부터 해삼·전복·조개류까지 닥치는대로다. ‘남 켠 횃불에 조개 잡듯 한다’는 속담이 있다. 남의 물건을 소비하여 자기 일을 하면서 거기서 난 이익도 자기가 갖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값비싼 수산물 ‘서리’는 이 속담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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