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한자 ‘양양(羊)’과 ‘소우(牛)’는 머리 모양을 도형화한 글자라고 한다. 두 짐승 모두 뿔에 상징성이 있어 초기의 상형문자를 보면 두 글자의 구분에 공을 들인 느낌이 든다. 두 짐승의 공통점은 신(神)에게 바치는 희생 제물로는 첫손꼽는 존재였다는 것. 신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가족 같은 동물들이다. 소가 물을 마시듯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을 우음(牛飮)이라고 했을 정도이니 ‘생구’의 지위를 알만도 하다.
오래전 텔레비전에서 싸움소를 기르는 광경을 본 생각이 난다. 싸움소에게 ‘논·밭일’은 번지수가 아예 틀린다. 시쳇말로 “딴 데 가서 알아 봐”다. 자나 깨나 힘 기르는 일이 일과다. 그 힘을 길러주기 위해 싸움소 주인은 온갖 정성을 다 바친다. 먹는 것도 몸에 좋은 것만 골라서 먹이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마치 사람이 몸에 좋은 보약을 먹는 것과 진배없다. 청도 소싸움장에 나서는 싸움소들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쳤을 것임은 짐작하기 어려운 일도 아니다.
자유무역협정(FTA)시대에 ‘브랜드 소’의 보유는 축산진흥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다.지금 축산농가는 한우값의 고공행진에 얼이 빠질 지경이다. 큰소가 1000만원·송아지는 400만원 안팎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소값이 비싸다고 좋은 것만도 아니니 경쟁력을 갖춘 명품한우 개발은 더욱 화급한 일이 되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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