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저수지 쓰레기
  • 김용언
문경저수지 쓰레기
  • 김용언
  • 승인 2016.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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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쓰레기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 홍수 뒤 물위에 떠있는 온갖 잡살뱅이 물건들을 떠올려보세요”라고 대답하고 싶다. 유행가 가락을 흉내내본 말투이긴 하지만 실제가 그렇다. 일상생활에서 쓸모 없어진 물건들이 둥둥 떠있으니 ‘수중 쓰레기 집하장’은 품목 숫자에서 단연 첫손꼽을만 할 것도 같다.
한두 번 봐온 일도 아니다. 여름철 물난리를 치르고 나면 쓰레기는 물길 따라 흘러내리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물막이에 걸리면 더이상 전진은 어렵다. 그냥 물위에 떠있다. 마치 그곳이 제자리라는 듯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흔들거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다가 건져올리는 손을 만나면 마대자루  속에 쳐박히는 신세가 되어 갈 곳으로 가게 마련이다. 쓰레기의 한살이가 대충 이렇다.

물 위에 떠있는 쓰레기야 눈에 보이기나 하지 숫제 물과 한몸이 돼버린 쓰레기는 참으로 난감한 존재들이다. 온갖 화학물질 용액이 그렇고, 공장에서 물타기를 해서 몰래 버린 독성 폐수성분이 또한 그렇다. 때문에 장마철만 되면 늘어진 녹음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소리가 관변에서 들린다. “유해물질 무단 방류 엄단”이라고 했던가? 하여튼 뭐 거기서 거기인 소리들이 해마다 들린다. 올해도 그런 소리들을 지면을 통해서 여러번 들었다. 이젠 버릇이 돼서 안 들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마저 든다. 그 버릇 어디가랴 싶기까지 하니 입맛 쓰다.
지난 1일자로  명칭이 바뀐 한국농어촌공사 경천지사 문경시지부가 할 일을 제대로 안 하는 모양이다. 문경저수지에 떠도는 온갖 쓰레기 길이가 2㎞에 이르고 있다고 보도됐다. 무려 600㎜ ‘물폭탄’을 맞은 곳이라니 그 광경은 안 봐도 알만하다. 문제는 쓰레기를 치우려는 움직임이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됐다. 당국은 서로 떠넘기기만 하는 모양새라고 한다. 주민 반대를 무릅쓰고 통폐합을  강행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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