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목판 복원
  • 정재모
삼국유사 목판 복원
  • 정재모
  • 승인 201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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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민족의 진서(珍書) 삼국유사의 가치에 대해선 새삼 어줍은 말을 보탤 필요가 없다. 중앙승가대학 불교학연구소가 20여 년 전에 만든 보고서에 따르면 그때 이미 삼국유사에 관한 논문과 저서가 2186편이나 나왔다고 한다. 일반인이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는 서적으로 출간된 게 1904년이었는데 100년도 안 된 시점에 그걸 텍스트로 하는 각종 연구논문이 그 정도 나왔다는 건 그 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걸 보여준다.
삼국유사는 고려 충렬왕 때의 보각국사 일연(1206~1289)선사가 찬술했다. 정확한 편찬연대는 미상이나 70대 후반이던 1281년부터 1283년 사이일 것으로 학자들은 본다. 일연스님 생전에 삼국유사가 간행되었는지조차 명확히 알 길이 없다. 전하는 책이 없는 거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삼국유사는 1310년대에 일연의 제자 무극(無極)이란 사람에 의해 간행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뿐이다. 무극의 간행이 초간인지 중간인지도 알지 못한다.

조선조 초기에도 삼국유사는 간행되었다. 석남본(石南本)과 송은본(松隱本)이 현전하는 거다. 하지만 이들 조선초기본은 많은 부분이 유질된 영본(零本)이다. 이런 가운데 민족의 보물이 오늘날까지 애오라지 전해질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조선중기 경주부윤이었던 이계복(李繼福)의 공이다. 그가 1512년(중종7) 지금의 삼국유사를 목판으로 만들고 책으로 찍어낸 거다. 그해가 임신년(壬申年)이었기에 ‘중종임신본’이라 한다. 명나라 무종(武宗)의 연호를 따서 정덕본(正德本)이라고도 하는데, 완본으로는 현존 최고본이다.
이계복은 어렵게 구한 삼국유사 완본을 원본으로 중간함으로써 만고의 국보를 우리에게 전해준 거다. 가치를 일찍이 알아본 그가 아니었다면 완본 삼국유사는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문화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경북도가 지난해 삼국유사 목판 복원에 들어가 최근 임신본을 완성했다. 그 목판으로 책도 만들었다고 한다. 당장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세월이 지나면 이 또한 우리 문화사에서 의미 있는 일로 기억될 만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문화융성을 위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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