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민일보 = 김용언] 구멍가게는 규모가 작은 가게다. 애막 이라고도 한다. 손숙의 ‘울며 웃으며 함께 살기’에 구멍가게 이야기가 나온다. “대부분의 동네 구멍가게는 그 동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족보까지 뚜르르 꿰고 동네의 방송국 노릇도 겸하곤 하지 않았던가. 저 아이는 누구네 집 몇 째 아들인데 작년에 대학 떨어져 지금 재수중(再修中)이고, 저 막다른 골목에 사는 아저씨는 약주가 너무 과하셔서 부부싸움이 잦다는 등 온 동네 소식은 그 가게에 가면 모두 들을 수 있고 …(이하 생략).”
요즘은 어느 동네든 편의점이 몇 곳 있다. 그 가까운 곳에 이른바 ‘슈퍼’도 있고, 할인점도 성업 중이다. 그 옆엔 재래식 구멍가게도 내로라하듯 어엿이 자리잡은 채 끈질기게 명맥을 이어가기도 한다. 번쩍거리게 꾸며 놓은 상점들도 따지고 보면 옛 구멍가게 터에 자리잡은 것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니 구멍가게는 골목 상권의 시조쯤 된다는 자부심을 가질 법도 하다. 한마디로 가게이고 상점인데도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하는 상술도 참 가지가지다 싶기까지 하다.
문제는 결식(缺食)아동들이 편의점·슈퍼마켓·분식점 음식에 길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식 아동들은 아동급식전자카드를 이용한다. 포항시내만 하더라도 1140명이 이 카드를 사용한다. 하루 한끼를 먹을 수 있는 금액은 3500원이다. 일반 음식점 값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음식점은 언감생심이다. 영양가치를 따질 처지도 아니다. 그러니 간편식을 고를 수밖에 없다. 직장인들이 편의점 음식을 즐기는 것과는 번지수가 틀리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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