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만 있고 ‘독립’ 이 없는 나라
  • 한동윤
‘임시정부’ 만 있고 ‘독립’ 이 없는 나라
  • 한동윤
  • 승인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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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은 제71주년 광복절이자 건국 68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에서는 “오늘은 광복 70주년이자 건국 67주년을 맞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었다. ‘광복절’을 대한민국이 수립된 ‘건국절’과 동일시한 발언이다.
그러자 야당과 좌파들이 들고 일어났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전방에서 박 대통령 발언을 “역사를 왜곡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반역사적·반헌법적 주장,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얼빠진 주장”이라고 극렬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민주공화국을 선포한 지 100년이 다가오는데도 아직 민주공화국을 완성하지 못했고 국민주권을 실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상해임시정부가 이미 대한민국을 ‘건국’ 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8·15 광복절을 ‘건국절’로 하겠다는 것은 “얼빠진 주장”이라는 공격이다. 문 전 대표의 극렬한 박 대통령 비난을 계기로 야당과 좌파들이 거세게 들고 일어났다.  추미애, 이종걸, 김상곤 등 더민주당 당권주자들이 문 전 대표를 따라 박 대통령의 건국절 언급에 융단폭격을 퍼부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건국절 언급은 상해 임시정부와 항일독립운동의 정통성을 정면으로 부정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박 대통령과 유사한 ‘건국관’을 피력한 것으로 확인된다.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광복절 축사에서 “대한민국 건국 50년사는 우리에게 영광과 오욕이 함께했던 파란의 시기”라고 평가하고 “우리는 ‘제2의 건국’을 추진해야 할 절실한 필요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1948년 건국 이후 50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제2의 건국’을 추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을 이루겠다는 취지였다. 대한민국이 ‘1948년 건국’됐음을 확인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도 재임 중 광복절 축사를 통해 “58년 전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되고 3년 후에는 민주공화국을 세웠다”(2003년), “62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일본제국주의의 압제에서 해방됐다. 그리고 3년 뒤 이날, 나라를 건설했다”(2007년)고 강조했다. ‘1948년 건국’이 그 대전제다. 박 대통령과 다를 게 없다.
그런데도 야당은 극렬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비난의 요체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상해임시정부에 있기 때문에 ‘1948년 건국’은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어느 좌파학자는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기술한 헌법 전문을 부정하는 것으로 법률적· 정치적 책임을 면키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대로라면 대한민국 건국은 상해임시정부가 조직된 ‘1919년’이라는 얘기다. ‘임시정부’를 ‘건국’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보수·우파 학자들은 그들 주장이 불순한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건국절을 부정하는 세력은 1948년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이 이승만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에 정통성이 결여됐다는 생각을 골수에 품고 있다는 것이다.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인 대한민국 정부 정통성을 부인하거나 그 의미를 축소시키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간주한다. 특히 원로언론인 조갑제씨는 “얼빠진 사람은 문재인씨, 당신”이라는 글을 통해 “1919년의 상해임시정부는 국가의 3대 요소를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스스로 ‘임시’라고 작명한 것이다. 문재인 씨는 상해임시정부 수립을 건국이라고 여기는데, 그렇다면 건국한 뒤에 독립운동은 왜 하나?”고 힐난했다.
‘건국절’을 둘러싼 시비는 너무나 한심하다. ‘건국’이 없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대한민국 건국’은 상해임시정부가 토양을 제공했고, 격렬한 독립운동에 의한 해방으로 쟁취한 자랑스런 역사다. 좌파들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는 ‘해방’만 있고 ‘건국’은 없는 나라가 되고 만다. 도대체 누굴 위해서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려는 것인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왜 각각 “대한민국 건국 50년사”, “1948년 민주공화국을 세웠다”고 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하기 바란다. ‘건국절’을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헬조선’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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