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윤리 일깨운 송희영 前주필 호화 향응 의혹
  • 연합뉴스
언론윤리 일깨운 송희영 前주필 호화 향응 의혹
  • 연합뉴스
  • 승인 2016.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호화 외유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려 회사를 떠나게 됐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0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송 주필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전날 주필과 편집인에서 물러난 데 이날 이사직까지 모두 사퇴한 것이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30일자 1면에 ‘본사, 송희영 주필 보직 해임’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송 주필은 “의혹에 휘말리게끔 된 저의 처신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인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관련 의혹을 잇따라 폭로한 뒤 벌어진 일이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유력 언론인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 혐의로 구속된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수환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 초청으로 호화 외유를 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29일에는 유력 언론인이 송 주필이라고 실명을 공개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최대 발행 부수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력 신문사의 고위 간부가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조원 규모의 국민 혈세에 의존해 연명해 가는 부실기업이다.
과거 대우중공업 시절을 포함해 3차례 공적 자금 지원을 받았고 검찰 수사를 통해 숱한 경영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런 기업을 감시해야 할 언론사의 최고 편집책임자가 유럽에서 사치스런 향응을 받았다면 언론계의 상식과 통념을 크게 벗어나는 일이다.
김 의원이 폭로한 의혹 내용에는 전세기 이용뿐 아니라 요트와 골프 관광, 왕복 일등석 항공권까지 포함돼 있다. 무상으로 제공된 총 경비는 2억원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2011년 당시 그리스 부도 사태 관련 취재를 위한 출장이라는 명분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송 전 주필의 부인은 2009년 대우조선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명명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밧줄 자르기’ 행사를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30일에는 청와대 관계자가 송 전 주필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해왔다고 폭로했다.
권력을 감시·견제하고 비판해야 할 입장에 있는 언론사의 고위 간부가 부실기업체의 고위층 연임 로비를 했다면 이는 언론인의 직업윤리 차원에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한참 벗어난다.
김 의원과 청와대가 제기한 의혹이 모두 사실이라면 대우조선은 물론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 대표와의 정도를 벗어난 유착 관계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상황에서 송 전 주필과 해당 언론사의 납득할만한 해명이나 사과가 없는 것은 유감스럽다.
내달 28일 시행을 앞둔 김영란법은 언론인도 적용 대상이다.
송 전 주필 의혹은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를 금지한 김영란법에 언론인을 포함한 것이 정당했음을 보여준다.
언론이 사회의 신뢰받는 공기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맑아져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도덕성 회복을 위한 언론계의 자정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본다.
그간 언론계의 취재 관행에 불합리하고 불투명한 점이 있었다면 과감히 털어내야 한다.
송 주필 관련 의혹이 불거지게 된 배경을 놓고 뒷말이 많다.
조선일보가 우병우청와대 민정수석 의혹을 처음 보도한 것과 관련, 권력 핵심부와의 갈등설이 그것이다.
일각에서는 조선일보의 우병우 수석 의혹 보도에 맞서 여권 내부에서 ‘물타기 반격’이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이런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 수석에 대한 수사는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검찰은 송 전 주필과 관련해 지금까지 폭로된 내용도 낱낱이 검증해 의혹의 실체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