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은 망했는데 前회장은 배 불리는 기막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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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은 망했는데 前회장은 배 불리는 기막힌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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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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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 망했는데 부실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전(前) 오너는 막대한 재산을 불리며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 8월 3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이에 따른 물류대란이 국제 문제화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정부는 대주주인 한진그룹을 압박했고 결국 조양호 회장은 개인재산 400억원을 포함해 1000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정작 한진해운의 부실에 큰 책임이 있는 최은영 전 회장이 현재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유수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는 한진해운 사옥임대료로 연간 140억원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최 회장은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지병으로 사망한 2006년부터 회사경영의 전권을 행사하다 영업손실이 급증하는 등 경영이 악화하자 2014년 시숙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에게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고 물러났다.
 최 회장이 한진해운의 경영을 맡았던 기간 회사는 망가진 상태였다. 2011~2013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였고 한 때 150%대로 떨어졌던 부채비율은 2013년 400%대로 높아졌다. 이런 회사를 떠안은 한진그룹은 1조원 이상을 투입해 정상화를 시도했으나 해운 시황 악화로 역부족이었다. 따라서 한진해운이 몰락한 데는 현 대주주인 조 회장의 책임도 있지만, 회사를 엉망으로 만든 장본인은 최 회장이라고 할 수 있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경영권은 넘겼지만 한진해운 사옥을 소유한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현 유수홀딩스)와 함께 싸이버로지텍, 유수에스엠 등 알짜계열사를 챙겼고 해마다 한진해운 사옥임대료로 거액을 받았다.
 회사는 경영난으로 코너로 몰리고 있었는데 최 회장은 비틀거리는 회사에서 단물만 빨아먹은 셈이다. 그의 가족이 보유한 재산은 드러난 것만 18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4월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직전 자신과 자녀가 갖고 있던 한진해운 주식 97만주(약 10억원 상당)를 모두 매각해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최 회장은 2년 전 한진해운 지분과 경영권 일체를 한진그룹 조 회장에게 양도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법적인 부실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영권을 넘길 당시 일부 계열사를 갖고 나가는 과정에서 탈·불법은 없었는지, 회사 재산을 빼돌리지는 않았는지 등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회사는 법정관리를 받게 됐고,근로자들은 거리로 나앉을 판인데 부실에 책임이 있는 전 회장은 거액의 자산을 차지하고 떵떵거려서야 어떻게 사회 정의와 경영 윤리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인가. 상황이 이렇게 된 데 정부와 채권단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경제개혁연대가 이미 지적했듯 2013년 한진해운 구조조정 당시 대주주인 최 전 회장의 손실분담이 없이 채권단의 지원이 이뤄진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구조조정의 원칙이 엄격하게 지켜졌다면 오늘과 같은 법정관리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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