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의 도덕적 책임과 병역 의무
  • 연합뉴스
고위공직자의 도덕적 책임과 병역 의무
  • 연합뉴스
  • 승인 2016.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병역을 면제받은 고위공직자 가운데 아들도 군대에 보내지 않은 사람이 무려 92명에 달한다고 한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중로(국민의당) 의원이 1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앙과 지방 공공기관의 4급 이상 공직자 중 병역을 면제받은 2520명 가운데 아들도 병역면제자인 사람이 92명(3.7%)이었다. 아들 셋이 모두 병역을 면제받은 사례도 있었다.
 병역면제를 아들에게 대물림한 공직자에는 국회의원, 검사장, 부장판사, 대학 총장, 외교부 영사 등도 포함됐다고 한다. 병역면제를 모두 병역기피와 결부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병역면제 대물림’은 성실하게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일반 국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밖에 없다.
 나라를 지키는데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공직자 가운데 병역면제자가 많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 의원이 이달 11일 공개한 자료에서는 4급 이상 공직자 2만5388명 가운데 병역면제자가 2520명(9.9%)이나 됐다.

 올 상반기 징병검사에서 병역면제 비율이 0.3%에 불과한 것에 비추면 깜짝 놀랄 일이다. 징병검사에서 병역면제율이 해마다 낮아지는 추세를 참작하면 고위공직자 병역면제비율과 지금의 비율을 단순 비교하는 데는 물론 무리가 있다. 그렇더라도 33배 차이라는 수치는 국민정서상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고위공직자 자녀의 병역면제 비율도 일반인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병역 의무가 있는 고위공직자 직계비속 1만7689명 가운데 병역면제자는 785명(4.4%)에 달했다.
 국민의 공복(公僕)인 공직자라면 국민의 의무인 병역 문제에 더욱 엄격한 도덕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다. 공직자라면 이러한 분위기를 십분 헤아려 마땅한 처신을 해야 한다. 그것이 사회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다.
 인류의 역사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 사례는 수없이 많다. 로마에서는 전장으로 떠나는 귀족들이 많아 한때 원로원 의원이 부족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영국의 상류층 학교로 유명한 이튼칼리지에는 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목숨을 잃은 이 학교 졸업생의 이름이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다. 지금 우리의 국가 안보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앞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모든 국민의 힘을 결집해 안보 위기를 이겨내야만 한다. 이럴 때일수록 고위공직자를 비롯한 사회 지도층이 나라를 지키는 일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