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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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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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권

 아침 밥상 앞에서 아들과 함께 신문을 본다
 내가 먼저 익숙한 손동작으로
 보고 싶은 부분을 찢어 내 앞에 두고
 나머진 세상이 궁금한 아들에게 넘긴다
 때로는 잘못 찢어
 반으로 접은 쪽 모서리가
 길게 어긋난 모양으로 찢겨 나가
 몇 단어 없이 읽어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얼마 안되는 분량이지만
 찢겨 나간 곳이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러면 천천히 찢겨 나간 나머지를 불러내
 아래위로 위치를 맞추어 읽는다고 하는데
 줄이 안 맞아 내용이 가끔 어긋나기도 한다
 녹색의 거품을 없애야 한다는 기사를
 녹색의 기품을 없애야 한다고 잘못 읽고
 약간만 어긋난 자리도 딱딱 잘 맞추지 못한다
 세상 일 잘 맞지 않아 유쾌한 일 없나 싶어도
 아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따로 찢다보면
 밥상도 세상도 자꾸 저만큼 더 편집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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