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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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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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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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김시종

 스물한 해 동안
 태어난 둥지를 한 번도
 떠나 본 적이 없는 맏이가
 오늘 새벽 처음으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둥지를 떠났다.
 
 거의 바람이 없는 둥지에서
 바람을 모르고
 어미 품에서만 살던 연약한 새.
 
 바람이 드센
 그곳에서,

 날개를 더욱 날래게 단련하고
 새로운 하늘을 놓치지 말거라.
 
 2년 뒤,
 더 상장한 모습으로
 오늘 떠난 둥지로 귀소(歸巢)하거라.
 
 어린 새야,
 고향 생각이 날 때는
 푸른 하늘을 바라보거라.
 
 나도 너 떠난 산 너머 저 하늘을
 너 본 듯이 지켜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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