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장사’은행들, 빚에 눌린 서민 신음 안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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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장사’은행들, 빚에 눌린 서민 신음 안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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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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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져 영업 환경이 나빠졌는데도 은행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수신 금리는 대폭 내리고, 대출 금리는 찔끔 내려 ‘이자 장사’를 잘했기 때문이다. 가정과 기업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에 눌려 신음하고, 경제는 잘 돌아가지 않는데 은행들만 호황을 누리는 양상이다.
올해 3분기에 신한지주, KB금융지주, 우리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1조6279억원이라고 한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급증했다. 신한지주는 707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3분기 순이익이 7000억원을 돌파한 건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KB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이 5644억원에 달했고, 올해 들어 각 분기 순이익이 모두 5000억원을 돌파했다. 우리은행도 355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는 1조105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5대 대형은행의 이자이익은 상반기에만 11조3517억원이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증가 우려를 무릅쓰고 조금이라도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렸다. 금리가 낮을수록 은행들이 수익을 낼 여지는 줄어든다. 그런데 은행들은 이후 수신 금리는 재빨리 대폭내리고, 대출 금리는 천천히 소폭 내리는 방법으로 예대마진에 의한 수익을 증대시켰다.

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이 증가했다며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인하 폭을 좁혔다. 가산금리는 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위험 가중금리다.
최근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를 보면 한국은행은 지난 2년 동안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내렸는데 은행들은 가산금리 비중을 최대 10배 높여 대출 금리 하락 폭을 줄였다.
가계부채는 1200조원을 넘어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떠오른 지 오래고, 이자로 인한 가계 부담은 경제 활력을 떨어뜨려 각종 경기부양 처방을 무력화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빌린 돈의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은행들이 선진 경영이나 영업으로 수익을 확대했다면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소비자를 쥐어짜는 예대마진으로 수입을 올렸다니 씁쓸하다. 예대마진이나 수수료에 매달린 우리 은행들의 영업 방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은행들은 아직도 수입의 80% 이상을 예대마진에서 올리고 있다. 유가증권, 외환 등과 관련한 선진 기법은 여전히 남의 나라 얘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일선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따라 내리지 않으면 금리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은행이 금리 인하효과를 가계와 기업에 전달하지 못하면 실물경제에 돈이 돌게 하는 ‘경제 핏줄’이라고 할 수 있겠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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