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에겐 그리 냉정한 박 대통령이…
  • 한동윤
형제들에겐 그리 냉정한 박 대통령이…
  • 한동윤
  • 승인 20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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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은 3남매의 맏이다. 근령 씨가 그 밑이고 지만 씨가 막내다. 박 대통령은 두 동생에게 살갑지 않다. ‘찬바람’이 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입성한 뒤 근령·지만 남매가 단 한번도 청와대 경내를 밟은 적이 없다는 것이 그들의 관계를 상징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아들인 지만 씨는 대를 이을 아들 넷을 낳았다. 나이 46살에 서향숙 변호사와 늦깎이 결혼을 한 지만 씨가 2005년 첫 아들, 2014년 둘째 아들에 이어 2015년에는 아들 쌍둥이를 낳았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동생 부부나 조카들을 단 한번도 청와대에 부르지 않았다. 2005년 첫 조카가 태어났을 때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병원에 찾아가 조카를 안고 기뻐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는 자신의 신상 명세에 조카 세현 군을 ‘보물 1호’로 꼽은 것과 비교하면 남매간의 관계가 너무나 냉랭하다.
그 정도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청와대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에 지만 씨가 연루된 데 대해 “자기(조응천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의 개인적 영리, 욕심을 달성하기 위해 전혀 관계없는 사람과 사람(정윤회 씨와 박 회장) 중간을 이간질시켜 어부지리를 노리는 데 말려든 것 아니냐”며 “그런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 된다”고 직격탄까지 날렸다.
근령 씨는 언니와 거의 남처럼 지낸다. 이석수 청와대 특별감찰관에 의해 사기 혐의로 대검에 고발당했을 정도다.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피해자로부터 억대 자금을 받아 돌려주지 않은 혐의다. 근령 씨는 육영재단 주차장 임대 계약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기소돼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만큼 곤궁하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 취임 뒤 친인척 비리가 터지지 않은 것은 이 같은 냉정한 가족관리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느닷없이 ‘최순실’이 터져 나왔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입방아에 오르더니 최 씨 이름이 오르내리고, 그러다 최 씨의 딸 장유라 씨까지 튀어 나와 온 나라가 최 씨 모녀 문제로 시끄럽다. 급기야 최 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 손을 봤고, 이런 저런 청와대 비밀문서, 청와대 비서실장 인사까지 최 씨 손에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기절초풍할 일이다.
최순실은 고 최태민 목사가 다섯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낳은 딸이다. 최 목사는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구국봉사단 총재로 당시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던 영애(박 대통령)를 도왔다. 최 목사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보고받은 박정희 대통령이 영애를 불러 관계를 끊으라고 지시했다는 게 당시 관계자들 증언이다. 그런데 최목사의 딸 최 씨가 40여년 후 박 대통령을 최대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질긴 인연이다.
최 씨는 공인이 아니다. 아녀자에 가깝다. 특별한 경력이나 이력도 없다. 특별한 직업도 없다. 강남에 수백억원 대 빌딩 등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을 뿐이다. 최 씨 대신 그의 남편 정윤회 씨가 오히려 언론의 집중 추적을 당했다. 정 씨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해 한국미래연합을 만들었을 때 함께 탈당해 비서실장을 맡았다. 그의 부인 최순실과 박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측근으로 활동했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정윤회 씨는 박 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지목을 받았고, 조응천-박관천 청와대 문서에도 실세로 등장한다. 박지만 씨가 누나에게 정 씨를 정리하라고 진언했다가 누나와 거리가 멀어졌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몸통이 정윤회 아닌 ‘최순실’이라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박 대통령에게는 몇 차례 기회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와 20대 총선 참패는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였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오기와 독선으로 무장하고 여론에 맞섰다. ‘오만’으로 보였다. 남은 임기가 1년 4개월이다. 이제라도 외부 자문이 필요하다면 ‘최순실’이 아니라 품격 있고 향기 나는 분들의 고견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 대통령 비선 참모가 ‘최순실’이라면 그건 너무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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