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양대 기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해 양사는 물론 경제 전반에 걸쳐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26일 발표된 현대자동차의 영업실적을 보면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1조6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비해 29.0%나 하락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1년 사이에 영업이익률은 7.2%에서 4.8%로 2.4% 포인트 추락했고 매출액은 23조4296억원에서 22조837억원으로 5.7% 감소했다.
27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 역시 상황이 좋지 않다. 삼성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 불과 5일 만인 지난 12일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의 여파를 반영해 잠정 영업이익을 당초 7조8000억원보다 29.6% 줄어든 5조2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이변이 없는 한 확정된 실적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동시에 30%가량의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한 것은 불길한 징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업체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더 큰 문제는 현대차와 삼성전자가 직면한 어려움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차의 실적 악화는 물론 노조의 파업 탓이 컸지만, 신흥시장의 경기 위축, 선진업체들과 신흥업체들 쪽에서 동시에 가해지는 경쟁 압력, 미래 핵심기술의 개발 지연 등 구조적 문제들도 원인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당장은 갤럭시노트7의 단종 사태가 조 단위의 손실을 초래한 주범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다.
이런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안의 하나로 현대차그룹은 51개 계열사 임원들이 이번 달부터 내년 말까지 급여 10%를 자진 삭감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역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계기로 대대적인 임원 인사와 지배구조 개편 등쇄신책을 내놓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업체가 위기의식을 갖고 일종의 비상경영 체제를 준비하는 것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대응이다. 그러나 인원 감축과 급여 삭감, 협력업체의 납품단가 인하 등과 같은 ‘상투적인’ 방식으로는 구조적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
노사 모두 적수공권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던 때의 절박함을 되살려 혁신하고 또 혁신해야 한다. 어제의 일등기업이 오늘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다. 제 몫 챙기느라 아옹다옹할 여유가 없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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