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야당도 지나치면 역풍 맞는다”
  • 한동윤
박지원 “야당도 지나치면 역풍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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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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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와 관련 지난 4일 두 번째 사과를 했다. 사과뿐만 아니라 검찰은 물론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 ‘눈물’까지 보였다. 3당 대표회담도 제의했다. 1차 사과에 진심이 담겨 있지 않다는 비판을 수용한 사과다. 그러나 민심은 크게 호의적이지 않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는 수 만 명이 참여한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좌파 시민단체가 참여했지만 일반시민들의 호응이 있었다. 그에 힘입었는지 야당도 더 강경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는 “박 대통령 하야” 성명을 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 담화로 사과했지만 야권 대선 주자들은 박 대통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더 높였다. 더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4일 “중대한 결심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국민과 함께 행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2일 전남 나주 발언에 이어 두 번째 ‘중대 결심’이다. 더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당직자는 “87년 6월 항쟁 때 시민 몇 십 만 명이 한 달간 매일 거리 시위를 한 뒤에야 6·29선언이 나왔다”며 “지금처럼 주말에만 하는 집회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이끌어 내기는 쉽지 않다”는 말까지 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중대한 결심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반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미 ‘정권 퇴진 운동’에 뛰어들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하야”를 들고 나오자 한술 더 뜬 격이다. 선명성 경쟁이다. 안 전 대표는 ‘온라인 박 대통령 퇴진 촉구 서명운동’에도 돌입했다.

반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차분하게 반응했다. 손 전 대표는 “사과를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결정도 존중한다”며 “그러나 모든 걸 내려놓으라는 국민의 요구에는 아무 대답이 없다. 거국중립내각에 의한 과도정부가 나서서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안 지사도 “대통령은 즉각 의회, 특히 야당에 국정 수습 권한을 넘겨야 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하야’는 입에 올리지 않았다.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이 ‘최후통첩’과 ‘정권퇴진’을 외치는 것과 달리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지금 선거를 해보라. 대통령이 하야하면 두 달 안에 선거해서 이 나라가 잘 되겠느냐”면서 “야당도 지나치면 역풍을 맞는다”고 했다. “두 달 안에 선거해서 이 나라가 잘 되겠느냐”는 말은 두 달 안에 대선을 실시하면 가장 유리한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서 ‘나라가 잘되겠느냐’는 의미다. “야당도 지나치면 역풍을 맞는다”는 것은 2004년 노무현 탄핵’이 몰고왔던 ‘역풍’을 의식한 발언이다.
박 위원장의 “야당도 지나치면 역풍을 맞는다”는 발언은 야당에서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최후통첩’성 발언을 하면서도 박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 그런 분위기를 대변한다. 더민주당내에서도 일부 의원과 박원순 서울· 이재명 성남시장만 “대통령 하야”를 주장한다. ‘탄핵’은 아직 본격 거론되지 않고 있다. 박지원 대표가 말한 대로 “야당도 지나치면 역풍을 맞는다”는 사실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제안한 3당 대표회담도 더민주당은 반대, 국민의당은 찬성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단일 투쟁노선이 합의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해준다.
야당이 ‘탄핵’ 카드 뽑기를 주저하고 좌파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의 ‘하야’ 투쟁을 응원하는 건 이런 까닭이다. 더민주당에서 ‘탄핵’ 기류가 강하지만 탄핵 발의를 주저하는 것은 실제 탄핵이 이뤄지려면 어려운 고비들을 넘어야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손을 잡아도 탄핵에 필요한 재적의원 ‘3분의 2’를 넘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의원 20명 이상이 동조해야 하지만 이는 기대하기 어렵다. 탄핵이 이뤄져도 헌법재판소라는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헌재 결정까지는 장장 6개월이 걸린다. 야당에게 ‘탄핵’은 매력 넘치는 카드가 아니다. 무엇 보다 “야당도 지나치면 역풍을 맞는다”는 박지원 대표의 경고가 마음에 걸린다. 야당은 길거리의 ‘하야’ 투쟁에 가세하거나 아니면 박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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