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파’ 와 ‘반대파’ 의 속셈
  • 한동윤
‘개헌파’ 와 ‘반대파’ 의 속셈
  • 한동윤
  • 승인 2016.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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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야당내 개헌 찬성파와 반대파가 본격적으로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심인 개헌 반대파와, 김종인 전 더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앞세운 ‘개헌파’가 장외(場外)에서 각각 개헌을 둘러싸고 선전전에 나선 양상이다.
얼마 전 정계에 복귀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손 전 대표는 21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동아시아미래재단 10주년 기념 세미나 ‘제7 공화국의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청와대발 국정농단 사태는 6공화국 헌법 체제의 총체적 폐해,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이제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동아시아미래재단은 손 전 대표의 싱크탱크다.
그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권력집중이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을 낳았고, 소선거구제에 입각한 의회의 양당제도는 지역주의를 부추겼다”면서 “모두 6공화국 헌법체계가 지닌 한계”라고 지적하고 “개헌을 하지 않으면 망할지도 모르는 절대 위기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에서 공부한 손 전 대표는 대표적인 의원내각제 개헌론자다. 세미나에는 손 전 대표를 비롯해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같은 날 문재인 전 대표는 경북대에서 열린 ‘대구 대학생과 함께하는 시국 대화’에서 “나는 지금은 개헌을 말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이 시기에 개헌을 이야기하는 것은 뭔가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개헌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이상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주장이다.

박 대통령이 하야하면 ‘60일 이내’에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한다. 문 전 대표 주장은 내년 상반기 중을 염두에 두는 것같다. 그렇게 되면 가장 유리한 대권주자는 문 전 대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선두를 다투지만 내년 봄 대선이 실시되면 반 총장이 세력을 형성할 시간이 없을 것으로 보는 눈치다. 그러나 ‘개헌’하면 ‘5년 단임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로 개헌하자는 주장이 높기 때문이다. 이원집정부제의 대통령은 ‘내치’에 개입할 수 없다. 지금과 비교하면 ‘반쪽’ 대통령인 셈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개헌 반대’다. 단독으로 대통령 당선이 가능하다고 보는 눈치다. 4년 전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했으니 내년 초 대선에서는 문 전 대표가 양보할 차례라고 믿는지도 모를 일이다.
문 전 대표의 “지금 이 시기에 개헌을 이야기하는 것은 뭔가 순수하지 못한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는 주장을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동아시아미래재단 세미나에서 “최근의 현실을 보고도 시간이 없느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개헌 논의를 안 하려는 일부 정치세력이 있다”면서 “도저히 납득 못하겠다”고 문재인 전 대표 등 개헌 반대론자들을 겨냥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 후보가 되거나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계가 찾는 사람이 대통령에게 가장 영향을 미칠 사람이다. 그 사람이나 몇몇 사람을 매수하는 것은 간단하다”며  “그리되면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치고 대통령은 거기에 따라가다 보면 결국 자기 인생을 망친다. 이게 우리나라 대통령들의 지금까지의 운명”이라고 진단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헌정질서가 더 이상 유린당해서는 안 된다는 촛불민심이 광화문광장을 넘어 모든 광장으로 번지고 있다. 거국적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제 생각에는 우리 손학규 전 대표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손 전 대표를 추켜세웠다.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이 결별하기 직전이다. 반면 야당 역시 머잖아 ‘개헌’과 ‘호헌’으로 세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개헌을 반대하는 문 전 대표의 ‘친노’ ‘친문’이 더민주당에 남고 개헌을 주장하는 세력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제3지대’로 모이는 그림도 가능해 보인다. 개헌이 어찌될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순실’이 정말로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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