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장같다” 는 홍준표의 일갈
  • 한동윤
“세월호 선장같다” 는 홍준표의 일갈
  • 한동윤
  • 승인 2016.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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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다. 그런 홍 지사가 23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 등을 향해 “세월호 선장같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에서) 누릴 것 다 누리고 침 뱉고 탈당했다”는 것이다. 홍 지사의 비판을 시원하게 여겼을 사람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누릴 것 다 누리고 침 뱉고 탈당했다”는 비난을 들은 사람은 남 지사와 김 의원 두 사람만은 아니다. 23일에는 정두언, 정문헌, 정태근, 박준선, 이성권, 김동성, 김상민, 김정권 등 전직 의원 8명이 탈당했다.
홍 지사에 따르면 ‘배 안에 학생들을 놔두고 혼자 내복 바람에 달아난 세월호 선장’이다. 홍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내·외에서 세월호 선장 같은 처신을 하는 분들이 있어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새누리당은 박근혜 사당이 아니고 한국 보수 정당의 본류인데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이 밉다고 이를 비난하고 뛰쳐나가는 것은 올바른 처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못이 있으면 내부에서 개혁하고 바로 잡아야지 누릴 것 다 누리고 자기가 있던 자리에 침 뱉고 돌아서는 작태는 세월호 선장 같은 행동”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홍 지사의 비난은 차치하고 남 경기도지사의 새누리당 탈당에는 적지 않은 비판이 쏟아졌다. ‘누릴 것 다 누리고 침 뱉고 탈당한’ 대표 케이스라는 것이다. 남 지사 이력을 보면 그런 비난이 나올 법하다. 그는 부친인 남광우 전 민정당 의원이 사망하자 수원의  국회의원 선거구를 물려 받았다. 부친은 4선 의원이었다. 남 지사는 그 자리에서 ‘5선’을 했다. 부자(父子)가 한 곳에서 ‘9선’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 정치사에 기록적인 일이다. 5선을 지낸 남 지사는 경기도지사 선거로 방향을 틀어 당선됐다. 바야흐로 ‘정치명문가’의 탄생이다.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 공천으로 누린 영광이다. 그런 그가 ‘침을 뱉고’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홍 지사는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이었다면 모두의 힘을 모아 공당으로 바꾸라”며 “그것이 한국 보수 세력에 대한 여러분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새겨들을 만하다. “당 내·외 덕망 있는 분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모셔 친박·비박이 참여하는 비대위를 만들어 난국에 대처하라”는 충고도 했다.
홍 지사가 새누리당 탈당세력을 ‘세월호 선장’이라고 맹비난한 가운데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친문 패권주의, 친박 패권주의를 제외한 나머지 어느 세력과도 손잡을 수 있다”며 그같이 밝혔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그가 정치진로를 ‘킹메이커’로 틀었음을 말해준다. 김 전 대표는 “패권주의자들을 제외한 건전 세력들이 모여서 1등하는 사람을 뽑아 같이 밀어야 한다”면서 “과거처럼 한 사람에 권력이 집중되는 제왕적 권력구조가 아닌 서로 권력을 나누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잠재적 대선 후보군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고려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반 총장은 아주 훌륭한 분이고, 자기 정체성에 맞는 정치 세력에 들어와서 당당하게 경선에 응하고 국민의 선택을 받는 과정을 거쳐야만 마지막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경필 지사의 탈당, 김무성 전 대표의 ‘안철수와도 손잡겠다’는 발언 등으로 새누리당은 이제 거의 붕괴된 상태나 다름 없다. 홍준표 지사가 “세월호 선장”이라고 비난해도 각자 자기 살길을 찾아 떠나는 모습이다. 그 밑바탕에는 도지사도 더 해야 하고, 국회의원도 계속해야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고 뭐고 안중에도 없는 태도다.
그러나 어쩌랴. 홍 지사는 성완종으로부터 돈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2심 결과가 주목되지만 홍 지사는 지금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그 사이 새누리당에는 자기가 마시던 우물에 ‘침’ 뱉고 떠나는 정치인, ‘내복 바람으로’ 홀로 달아난 세월호 선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이 걱정이 아니라 나라를 걱정하는 진정한 보수세력들이 낙망할까 그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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