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블루밸리에 생기 불어넣을 방안 없나
  • 정재모
포항블루밸리에 생기 불어넣을 방안 없나
  • 정재모
  • 승인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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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정재모] 포항시는 첨단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복안으로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를 개발 중이다. 남구 장기면과 동해면 구룡포읍 일대 611만8000㎡의 대규모 단지다. 지난해 9월 착공하여 오는 2019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토지주택공사(LH)가 7360억 원을 들이는 사업이다. 정부는 전국 최고의 철강산업기반과 연구기관 및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연계하여 자동차 선박 기계 등 첨단 부품 소재산업의 거점으로 육성시킨다는 목표다. 조성되면 약 27조원의 생산유발과 8만 명의 고용 창출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포항시와 정부가 내다본 이러한 전망들은 그리 밝지 않다. 최근 블루밸리 산업시설용지(공장부지) 분양을 실시했지만 신청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다는 것이다. LH포항사무소가 지난달 20~21일 전체 산업시설용지 361만㎡ 중 1차로 19필지(37만㎡)에 대한 분양에 나섰더니 분양받겠다는 사람이 전무했다는 거다. 이에 LH는 이달 3일부터 수의계약 방식으로 다시 공장부지 분양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문의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한다.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는 조성이 다 되기도 전에 생기를 잃고 있는 셈이다. ‘의지만만(意志滿滿)’하게 추진하고 있는 블루밸리가 도대체 왜 이리도 외면을 받는 걸까.
관련 업계는 우선 분양가가 너무 높다고 말하고 있다. 블루밸리의 산업용지 분양가는 평당 69만4000원. 최근 분양을 마친 김천일반산업단지 36만 원보다 두 배에 가깝다. 포항 영일만 3일반산업단지 58만6000원보다도 10여만 원이나 높다. 이 같은 고분양가에다 산업단지내 유치업종의 불경기가 최근 극심한 데에 가장 큰 원인이 있을 거다. LH 측은 블루밸리에 철강부품·에너지 및 IT·기계부품·자동차부품·선박부품 등 주요 5개 업종 기업을 중점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포항의 철강 및 울산·부산·경남의 자동차·선박 등 유치업종의 경기부진이 극심한 상황이다. 이런 터에 신규로 블루밸리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지역의 분석가들은 이것만이 원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블루밸리 입지가 공장용지로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산단 입지가 주거밀집 지역에서 너무 멀어 기업들이 썩 내켜하지 않는 건 당연하다. 수요와 입지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으로 단지 조성에 나섰으니 분양 외면 현상은 예고된 거나 마찬가지다. 인기 없는 산단 개발에 혈세만 낭비한 꼴이 될지도 모른다. 더욱이 사업을 맡은 공기업 LH에 부담까지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혈세낭비, 공기업부담 가중은 결국 납세자인 시민, 국민들 몫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포항시, 경북도, 정부 등 모든 당국과 LH는 포항 블루밸리에 생기를 불어넣을 방안을 적극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해 블루밸리 산단 기공식에서 유일호 건설교통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최근 제조업 경기가 침체되면서 포항을 비롯한 전국의 산업단지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무엇보다 산업단지가 2차산업 중심으로 건설되다 보니 급변하는 지금의 경제구조나 산업패러다임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산업단지를 새로운 창조공간으로 바꾸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어나가야 한다. 정부는 산업단지에 활력을 불어넣고 첨단산업 서비스산업 등 미래의 신산업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조성하는 산업단지는 용도와 업종규제를 과감히 풀어 산업간 융복합을 촉진하고 지역 맞춤형 산업으로 육성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 연설에 포항블류밸리의 생기 불어넣기의 답이 들어 있지 않을까 싶다. 계획하고 있는 유치업종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다양한 업종이 입주할 수 있도록 과감히 개방해야겠다는 이야기다. 이미 쇠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철강 관련 산업만 붙들고 있으려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부지 분양이 어려우면 할부분양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장기임대도 생각해봄 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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