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이정옥 교수 저서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 이경관기자
이상규·이정옥 교수 저서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 이경관기자
  • 승인 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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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경북대와 위덕대에서 각각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이상규·이정옥 교수부부의 저서가 최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선정한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나란히 선정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제의 책은 이상규의 시집 ‘13월의 시’와 이정옥의 수필집 ‘고비에 말을 걸다’.
 이상규 시인의 시집 ‘13월의 시’는 시가 지향점은 주술과 마법이라는 시적 세계로부터 출발한다.
 표제시인 ‘13월의 시’는 그가 추구하는 ‘원시성의 회복’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시전문지 13월 호에 실린 나의 시를 아무리 읽어봐도 뭔 소린지 모르겠다. 누가 썼는지도 모르겠다. 시가 이데아라고? 구원이라고? 시가 그렇게 위대하다고? 시의 위의(威儀)라고? 한 때의 상처와 마주했던 언어라고? 아팠던 상흔의 기억이라고? 오랫동안 단어들에 익숙한 한 사람이 단어 옆에 단어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시에 익숙한 사람이 시 옆에 시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값비싼 종이에 인쇄된 먹으로 깊이 눌러 찍어낸 내 시의 가려운 혓바닥, 13월의 시를 나는 찢어버린다.// 그러자 그 자리엔 푸른 나무 한 그루가 솟아났다. 영성의 땀방울이 찢어진 종이 잎에서 꿈틀대고 있었다.”(‘13월의 시’ 전문)
 시집의 해설을 쓴 변학수 문학평론가는 “그렇다. 시인이 구상하는 원시의 축제는 “찢어진 종이”에서 시작될 것이다. 모든 기존의 것을 파기할 때 우리는 원시의 푸른 그림자, “푸른 나무 한 그루”를 꿈꿀 수 있고 종이 뒤에 꿈틀대는 원시의 축제를 예감이라도 할 수 있다.(…)사물의 뒷부분을 오랜 시간 응시하고 있는 이상규 시인은 자신의 언어 거물망에 살아 있는 인간 존재의 무심한 파편들을 언젠가 건져 올릴 날이 오리라 기대하고 믿는다”고 썼다.
 표제시 외에도 주술같은 원시성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는 시 70여편을 만나볼 수 있다.
 이정옥 작가의 수필집 ‘고비에 말을 걸다’는 포항과 경주를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작가의 삶이 오롯이 담긴 글을 만나볼 수 있다.
 표제작인 ‘고비에 말을 걸다’는 우연히 후배에게 선물 받은 고비화분과 관련된 이야기로 일상에 맞닿은 내용이 삶의 지혜를 전한다.

 “누런 호박 두개를 포개놓은 듯 예쁘지도 않은 플라스틱 화분에 흐드러지듯 풍성한 고비 화분이었다.(…)마치 푸른나무같이 잘도 자랐다. 그 덕에 가끔 베란다 가운뎃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고도 또 무심히 대하면 누렇게 마른 잎을 시름처럼 떨고 죽겠다고 앙탈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겨울 모진 추위도 견뎌내더니 이 봄에 더 왕성히 뿌리와 잎을 쏟아낸다. 추위에 대부분의 화분들이 말라 죽었는데도 날 보란 듯이 고비는 잘도 살아내고 있다.”(‘고비에게 말을 걸다’ 중)
 정감가지 않는 모습을 지녔지만, 자신이 가진 장점으로 세상을 이겨가는 고비를 보며 이 작가는 힘든 일을 이겨나갈 때 높아지는 ‘역경지수’를 떠올린다.
 이밖에도 역사문화도시를 지향하는 경주와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포항의 문화, 삼국유사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신라 여성의 이야기 등이 마치 이야기축제처럼 펼쳐진다.
 마지막 다섯 번째 이야기 ‘사족, 부끄러운 웅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이정옥 작가의 삶의 이야기도 이 겨울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이상규·이정옥 부부는 “2016년 세종도서 문학나눔 도서에 선정돼 기쁘다”며 “많은 분들에게 우리의 시와 수필이 지친 일상 속에서 작은 ‘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출판산업과 국민 독서문화 증진을 위해 추진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보급 사업은 문학 전문가 60여명이 3단계 합의제 현장심사 등을 거쳐 시 135종, 소설 76종, 수필 111종, 평론·희곡 15종, 아동청소년 163종 등 문학도서 500종을 최종 선정했다.
 
 13월의 시 = 이상규 지음. 작가와비평. 147쪽. 1만 2000원.
 고비에 말을 걸다 = 이정옥 지음. 글누림. 315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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