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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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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종

사관이 삼가 역사를 적듯
고요한 밤에 조용히 꿇어 앉아
나의 하루를 적는다.

24시간의 진한 고뇌와 고행이
단 몇 줄의 일기로 남는다.

검열관의 삭제를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단정한 나를 남기기 위해
일기장엔 내가 은유로 남는다.


불세례에도 살아 남기 위해
철갑을 입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알몸이 되어야 한다.

일기장에도 참된 나는 없다.
이 세상 어디에도
참된 나는 없다.
나도 모르는 새
가식의 옷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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