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 탄핵’ 밖에 길이 없는가?
  • 한동윤
‘12월 9일 탄핵’ 밖에 길이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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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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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동참했다’ 소리 듣겠다는 비박 무정부 상태 우려, 이성 회복해야”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탄핵 당했다. 대통령 취임 1년 여 지난 3월 12일이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 직무를 정지당하고 헌법재판소가 5월 14일 탄핵심판을 기각할 때까지 2개월 2일간 청와대에 칩거했다. 사실상 ‘식물대통령’으로 전락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두문불출한 가운데 대부분 독서와 산책, 언론보도 시청 및 탐독, 인터넷 서핑 등으로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인사도 위로차 찾아온 김원기 대통령정치특보와 문재인 전 민정수석과 법률대리인단이 거의 전부였다.
 그랬던 노 대통령은 탄핵 31일째인 4월 11일 출입기자들과 청와대 뒷산 산행에 나섰다. 홍보수석실이 당일 새벽 6시30분경 출입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일요일 오전 기자들과 산행이나 하자고 한다’고 전화로 ‘번개 산행’을 통보해 이뤄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산행 중 간간히 기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관저생활이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에 “(관저) 바깥이 침침하면 느낌이 덜 할텐데 봄이 오고 꽃이 활짝 피니까 (자연과 내 처지가) 대비가 됩니다”라면서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을 했다. 노 대통령이 ‘직무정지’를 당한 상황에서 고건 당시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이끌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국가원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나라에 큰 변고가 없었던 것이 천만 다행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밀어 붙이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국민의당이 가세하더니, 마침내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 상당수가 가세했다. ‘비박’은 지난주만 해도 새누리당 의총에서 박 대통령 ‘4월말 퇴진-6월 대통령선거’ 당론을 확정해 탄핵에는 가세하지 않을 듯 하더니 지난 주말 ‘촛불’의 규모에 압도돼 ‘찬성’으로 돌아서버렸다.
 새누리당 김무성, 유승민 의원 등이 가세함으로써 박 대통령 탄핵안은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탄핵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비박’이 30명에 가깝고 ‘친박’ 일부도 흔들린다니 통과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되면 12월 9일부터 박 대통령은 직무가 그날로 정지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그 순간부터 사실상 ‘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가 되고만다.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을 최종 심판할 때까지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통진당 해산에 앞장섰고, 이석기 구속까지 결정적 역할을 한 검찰 출신이다. 그렇게 되면 야당은 박 대통령 대신 황 총리를 마주해야 한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말대로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다.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여부 결정은 아무리 빨라도 3월 중에나 가능할 것이다. 검찰의 기소가 있고, 특검의 조사가 이뤄진다지만 헌재로서도 과연 박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큼 잘못을 저질렀느냐를 가리는 데 속성으로 할 수 없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케이스는 국회의원선거에 개입함으로써 혐의가 비교적 단순했기 때문에 헌재 심판이 2개월만에 가능했다.
 만약 헌재가 3월 중 서둘러 박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다면 대통령선거는 그로부터 ‘60일 이내’에 실시된다. 그렇게 되면 새누리당이 결의한 ‘4월 퇴진-6월 대통령선거’와 크게 차이가 없다. 결국 대통령선거를 불과 며칠 앞당기기 위해 ‘탄핵’이라는 터널 속으로 뛰어 들어가는 셈이다. 그 결과는 대통령이 존재하지 않는 4개월 이상의 ‘국정공백’이다.
 박 대통령 탄핵이 이뤄질 경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무사할까? 아니다. 촛불집회에는 벌써부터 “이석기 석방” 피켓이 등장했다. 진보-좌파-친북들이 그를 뒤흔들 것이다. ‘무정부 상태’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북한엔 김정일이 있었다. 영악한 그는 도발을 자제했다. 남한의 “탄핵 심판” 촛불을 예의 주시했을 것이다. 지금은 김정은이다. 철부지 전쟁광은 남한 대통령이 식물상태에 빠지면 도발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서해 백령도라도 이 기회에 손에 넣으려고 발광하지 않을까? 12월 9일까진 아직 시간이 있다. 정치권은 제발 이성을 회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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