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의미심장한 차기 대권 진단
  • 한동윤
김종인의 의미심장한 차기 대권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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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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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 탄핵 후 차기 대권 유불리 속단하기 힘든 상황, 반기문 중심 세력 형성될 수도”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처럼 탄핵 정국을 진단하고 차기 대권에 관해 입을 열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누가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속단하기 굉장히 힘들다”고 했다. 누가 봐도 ‘촛불’을 선도해온 야권의 대권후보들이 차기 정권에 근접했다고 보는 상황에서 냉정한 분석이다.
 그는 파리 시민들에 의해 사실상 쫓겨난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의 예를 들었다. “1969년도에 샤를 드골 대통령이 파리 시민들에 의해 물러났다. 10년 집권 정권이 물러나니까 자연적으로 야당으로 정권이 넘어가리라는 것이 거의 모든 사람의 얘기였다”면서 “그러나 결과를 보니까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드골 이후 프랑스 5공화국 2대 대통령에는 드골의 지지자이자 드골의 집권 시절 수상을 맡았던 조르주 퐁피두가 당선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지금 야권에는 대선주자 풍년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해 김부겸 더민주당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넘쳐난다. 여권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사실상 전멸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여권’으로 분류하지만 반 총장 쪽에선 “어림없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이 9일로 잡히자 “탄핵안이 의결되면 박 대통령은 딴말 말고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요구를 덧씌웠다. 박 대통령 탄핵과 즉각 퇴진으로 자기가 가장 유리한 상황에서 대통령선거를 치르겠다는 의미다. 탄핵 직후 박 대통령이 하야하면 ‘60일 이내’인 내년 2월에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 문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도다. 박 대통령 “즉각 하야”를 주장하는 안 전 대표가 11월 16일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과 약간 결이 다르다. 안 전 대표 발언에서 문 전 대표가 의도하는 2월 중 대선에 거부감이 엿보인다.  김종인 전 대표는 “막연하게 야당으로서 촛불집회에 같이 참여해서 박 대통령을 탄핵했으니까 (여론이) 자연스럽게 내게 올 것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일반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도래했으니 야권에 당연히 갈 것 아니냐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누가 유리하다, 불리하다를 속단하기 굉장히 힘들다”고 경계했다. ‘문재인 대세론’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다. 김 전 대표는 평소에도 문 전 대표에 대해 못마땅한 시각을 보여왔다. 급기야 “문 전 대표가 완전 좌파로 당을 구성해 후보로 지명되는 일은 염려 안 할 것”이라며 “그러나 과연 확실하게 집권이 가능하겠느냐에 대해 회의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대표의 진단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촛불’에도 불구하고 문·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 답보하거나 하락한 것이 그렇다. 5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촛불’과 몸을 불사르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전주에 비해 0.2% 하락한 20.8%를 기록한 반면 ‘촛불’과 수만리 거리를 둔 반기문 총장은 1.2% 상승한 18.9%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는 이재명 시장에게 아예 3위 자리까지 뺏겼다. ‘촛불’이 지지율에 큰  도움이 안 되고 있는 증거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국민은) 나라를 어떻게 잘 지켜가야 할 것인가까지 생각을 한다고 본다” 면서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나라가 안정을, 나라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적인 측면을 확보할 수 있는 인물이 누가 되느냐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촛불’을 부추기고 ‘촛불’만 믿다간 헛물을 켤 수 있다는 경고로 들린다.
 김 전 대표의 문 전 대표에 대한 거부감과 관련, 그는 평소 “외교관에 불과하다”고 격하해온 반 총장에 대해 “반 유엔 총장이 내년 1월 들어오면 그를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될 수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보수 진영이 나름대로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려 할 것”이라며 새누리당 아닌 새로운 모습의 보수 정당 출현 가능성까지 전망했다.‘촛불’이 만능은 아니다. 촛불을 들지 않은 더 많은 국민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촛불’은 뜨겁다. 그래서 너무 가까이 가면 화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게 김종인 전 대표의 진단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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