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상대로 ‘비선 진료’가 웬 말인가
  • 연합뉴스
대통령 상대로 ‘비선 진료’가 웬 말인가
  • 연합뉴스
  • 승인 2016.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와대 의료체계를 무시하고 대통령을 상대로 한 사적 의료행위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3차 국정조사에서 나온 증언을 통해서다. 국가원수에 대한 의료행위는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는데도, ‘비선 의료시술’이 이뤄졌다는 건 매우 위험한 일임이 틀림없다.
더 유감스런 점은 대통령 주치의를 비롯한 의료진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국가수반의 건강을 다룬 의료전문가들이 이런 정도의 자세로 업무에 임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뿐이다.
청문회에 출석한 김영재 의원 원장은 “(2014년 2월) 대통령이 지방선거 유세 중커터 칼 테러로 생긴 흉터에 감각이 없어지면서 경련이 일어나 봐달라고 했다. 그 이후에도 몇 번 피부 트러블이나 순방 후 부기가 있을 때 갑자기 연락이 와서 간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최순실 씨의 단골 의사로 알려진 김 원장은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된 적이 없는 사람이다. 더구나 김 원장은 청와대에 신분증도 보여주지 않고 들어갔다고 한다.

대통령 주치의를 비롯한 최고의 의료진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더구나 김 원장은 대통령 진료를 위해 청와대에 들어갈 때 화장품 사업을 하는 부인과 동행까지 했다고 한다.
김 원장 입으로 횟수도 “5~6차례”라고 말할 지경이다.
이뿐 아니다.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도 이른바 ‘보안손님’으로 인적사항을 남기지 않고 청와대에 2~3차례 들어가 태반주사를 대통령에게 놓았다고 밝혔다. 그도 대통령 자문의로 임명되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시술했으며, 일부 시술은 대통령 경호실 의무실에도 통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당연히 주치의도 모르는 의료행위가 이뤄졌고, 정작 대통령 주치의는 “밤에 누가 왔다 갔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다고 한다. 이걸 비선 의료시술 말고 뭐라고 지칭해야 할지 난감하다.
청와대 의료체계는 누구라도 임의로 무시할 수 없다. 대통령의 건강이 얼마나 국가안보에 중요한 사안인지 자주 거론되는 미국의 사례가 있다. 레이건 대통령이 대장 폴립 제거를 위해 마취에 들어갔을 때 아버지 부시 부통령은 권한을 넘겨받는 절차를 거쳤다.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시간여 동안 결장암 정기 검사를 받으면서도 딕 체니 부통령에게 권한을 잠정 이양했다. 이만큼 국가수반에 대한 의료행위는 극도의 세심함이 요구되는 사항인데 비선 진료가 웬 말인지 모를 일이다. 이런 안이함은 허용될 수 없다. 문제가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연합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