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장관·당대표 한 분들 책임져야 한다”
  • 한동윤
“의원·장관·당대표 한 분들 책임져야 한다”
  • 한동윤
  • 승인 2016.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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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가 새누리당 ‘인적청산’을 예고하고 나섰다. 그는  26일 TV조선에 출연해  서청원·최경환·이정현 의원에 대해 “국민이 요구하면 정계 은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이 요구하면’이라는 전제를 깔았지만 ‘촛불’을 앞세워 친박 핵심들에 대한 거세(去勢)가 머잖아 시작될 조짐이다.
인 내정자의 발언은 ‘적어도 강성 친박인 서청원·이정현·최경환 의원 세 분에게는 정계 은퇴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그가 먼저 말한 게 아니다. 그러나 “국민이 요구를 하면 어떻게 (정계 은퇴를) 요구를 안 할 수 있느냐”는 말로 미뤄볼 때 서청원·이정현·최경환 세 사람의 정계은퇴에 대한 ‘국민요구’가 이미 성립됐다는 뉘앙스로 읽힌다.
그는 “당을 위해서 내가 희생해야 한다면, 그게 국민의 요구라면 당연히 (정계 은퇴를) 결단해야 한다”며 “새누리당은 죽어야 다시 살아날 수 있고, 누구든 희생하지 않고 거듭나지 않으면 새누리당은 희망이 없다. 나도 희망이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죽어 새로 태어나는 데 서청원·이정현·최경환 세 사람이 밑거름이 되어야한다는 투다.
만약 인 내정자의 예고대로 서청원·이정현·최경환 세 사람이 ‘정계은퇴’하는 상황이 오면 그 불똥은 김무성·유승민의 보수신당에도 튈 가능성이 크다. 인 내정자가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 하고 장관도 하고, 당대표, 도지사 한 분들이 어떻게 (최순실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하겠느냐”고 ‘정계은퇴’의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 기준대로라면 새누리당말고 보수신당에도 ‘정계은퇴’ 대상이 하나 둘이 아니다.

새누리당이 부활하려면 자기 희생이 있어야한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지금 이 모습으로 국민에게 “찍어달라”고 한다면 표 대신 돌이 날아 올지 모른다. 아마 본인들이 아무리 버텨도 일부 친박 핵심의 희생은 불가피할 수도 있다. ‘까다로운 목회인’인 인명진 목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데 그만한 각오도 없었다고 보기 힘들다. 자기 살을 깎아내고 도려내는 각고(刻苦)를 각오했다고 봐야한다.
새누리당의 ‘인적 청산’이 시작되면 김무성·유승민의 신보수정당도 조용히 넘어가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보수신당에도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 하고 장관도 하고, 당대표, 도지사 한 분들이 어떻게 (최순실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하겠느냐”는 인명진 내정자의 일갈(一喝)에 해당되는 인물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수신당에는 새누리당보다 다선 중진들이 더 많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서 ‘단물’을 많이 마셨다는 얘기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추락하기 시작한 지난 4월 총선 참패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김 의원은 당시 대표로 선거를 지휘해 참패한 책임이 있고, 유 의원은 공천파동의 원인 제공자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선 후보 선대위원장으로 일등공신이다.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 하고 장관도 하고, 당대표, 도지사 한 분들이 어떻게 (최순실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하겠느냐”는 인 내정자의 지목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다.
유승민 의원은 보수신당 지도체제에 대해 “김무성 의원과 함께 개혁보수신당에서 당 대표는 물론 어떤 당직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밝혔다. 그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제가 새누리당의 사당화를 비판하면서 나왔는데, 창당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고 해서 공동 대표든, 단일 대표든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실상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그렇다. 새누리당이든, 보수신당이든 지금 그 ‘얼굴’로 그냥 갈 수는 없다.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로도 부족하다. 자기 살을 찢고 발라내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그래야 박 대통령에 실망한 ‘보수’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보수’를 망치는 데 동조한 인물들이 얼굴을 들고 나선다면 보수가 영원히 등을 돌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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