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을 습격하는 야생조수는 멧돼지 뿐이 아니다. 고라니, 노루는 채소와 과일이,청설모에겐 호두,잣같은 견과류가 `밥’이다.꿩이 콩을 비롯한 밭작물을 탐식하는 한편에선 참새,까치,멧비둘기가 달콤한 과일 디저트를 즐긴다. 농민들은 피해를 줄여보려 안간힘을 써보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뿐이다.
야생조수가 입히는 피해규모도 이제는 눈감아 줄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환경부의 집계를 보면 실감할 수 있다.2002년 121억3800만원 이던 것이 2004년엔 206억3600만원을 기록했다.불과 2년 사이에 거의 갑절이나 늘어`억’소리가 절로 난다. 그 `억’이란 것도 `세 자리 수 억’이니 기가 막힐 지경이다. 유해조수 포획 허가도 거의 같은 규모로 늘었다. 2002년 4571건 이던 것이 2년 뒤엔 8415건이었으까.
애물단지인 야생동물의 죽음이 고속도로에선 동정의 대상이 된다. 깊은 밤 고속도로를 건너려다 차량과 충돌해 희생되는 동물이 부쩍 늘고 있다. 역시 2002년을 보면 577건이던 것이 2년 뒤엔 2436건으로 껑충뛰었다.
이른바 로드킬(Road Kill)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희생동물은 고라니와 너구리다.때로는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삵,천연기념물인 소쩍새 같은 것들도 있어 눈길을 잡는다.
옛날엔 이런 일은 관심거리가 아니었다.자연에 맡겨둬도 개체수 조절이 되던 것이 이제는 사람 손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말 못하는 야생조수들이지만 할 말은 있을 것이다.“지금 병주고 약 주는 거요?”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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