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이철우
먼지가 묻어야 경계가 선명해지는 창 너머로
수직으로 눈이 내리고 수평으로
모든 기쁘고 슬픈 게 지나간다
보채는 꼬맹이 작은 손을 잡아끄는 젊은 여자
버린 것으로 버려진 삶을 지탱하는
폐지 줍는 노인의 두리번거리는 무광의 눈동자
또각또각 하이힐 위로 페르몬 흩날리며
속살거리는 연인들의 미끈한 다리
때로는 동료의 시체를 옆에 두고 얼어붙은 빵을 뜯는
전장 같기도 하다
모든 가치는 대립의 이면에서 탄생하는 것
구성원을 회피한 방관자는 저열하다
창 너머 세상에 스미고 부대껴야
산다는 것의 의미가 발현되는 것인데
얼어 죽을 꽃이래도 좋으려니 소명을 주오
속도 없는 것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질라래비훨훨 나 쫓아가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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