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씨앗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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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씨앗 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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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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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약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方舟)는 길이 300규빗,너비 50규빗,높이 30규빗 크기다.
 1규빗은 팔꿈치에서 손가락끝에 이르는 길이라고 한다. 30~50㎝ 안팎이다. 이 방주는 40주야에 걸쳐 내릴 큰비로 지상의 모든 생물을 쓸어버리기에 앞서 구제될 `씨앗 생물’들이 들어갈 피난처였다.
 먹지않고 살 수 있는 생명체는 없다. 제 동족도 거침없이 잡아먹는 동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당장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씨앗마저 먹어치우는 농부는 없다. 만난(萬難)을 겪으면서도 깊이 간직했다가 따뜻한 봄날 흙냄새를 맡으며 뿌리는 게 씨앗이다.
 그것은 `내일’곧 `희망’을 뿌리는 행위이기도 하다. 역사를 바꾼 씨앗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게 감자다. 감자는 안데스산맥 고지대 잉카인들의 주식이었다. 이것이 유럽에 전해진 경위엔 이설이 얽혀있지만 19세기 역사가 핑크는 재미있는 이야기 한가지를 남겼다. 굶주리면서 정착할 곳을 찾던 영국인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서인도 제도를 지나다가 감자를 얻어 빅토리아 여왕의 측근 월터 롤리경에게 보냈다. 대리인이 갖다준 이 감자를 먹은 롤리경은 영양보충은 커녕 소화불량에 걸려 한동안 고생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가 먹은 것은 감자 덩어리가 아니고 씨앗이었다나. 출발이야 어쨌건 감자는 뒷날 수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의 구황식품이 된다.
 노르웨이가 북극 스발바르 제도의 한 외딴섬에`세계 종자 저장고’를 짓는다고 한다. 핵전쟁, 기후변화, 소행성 충돌 같은 재앙에 대비해 농작물 씨앗을 보존하려는 게 목적이다. 축구장 절반 크기로 지을 이 `씨앗 방주’엔 현존하는 식용식물 200만~300만종의 씨앗이 보존되리라 한다.상온은 영하 15도.냉방 장치가 고장나도 기온이 0도 이상은 올라가지 않을 것이라니 천연냉장고임엔 틀림없다. 수많은 주민을 주려죽게 하는 북한까지 미사일 시위를 벌이는 세상이니 `씨앗 방주’는 그럴싸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김용언 논설위원 ki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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