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의 기록 문화 유산은 6건이나 된다. 전체 59개국 120개 기록 유산 중 독일·오스트리아(각 9건)에 버금간다. 기록 문화 유산은 인쇄술과 연관성이 있다. 금속·목판 인쇄에서 우리는 세계 최고(最古) 본을 갖고 있다. 금속활자본은 1377년에 제작된 직지심체요절이다. 목판 인쇄본은 1966년 불국사 석가탑에서 나온 국보 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다. 제작 연대는 8세기 중엽 통일신라시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안승준 위원이 석가탑 중수기를 해독한 결과다.
다라니경은 부처의 제자들이 스승의 진언을 기록한 것이다. 당시 불교에서는 다라니경을 베껴 쓰거나 탑 속에 안장하는 행위가 성행했다. 내용이 짧은 다라니경 중 4가지를 99번 써서 탑속에 넣으면 번뇌가 없는 피안에 이른다고 믿었다. 인도 아쇼카왕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8만4000기의 탑에 나눠 봉안했다고 한다. 10세기 중엽 중국 오월국의 충의왕도 이를 본떠 같은 개수의 탑을 만들어 보협인다라니경을 봉안했다. 일주일 전 경북 안동시 도산면 보광사에서 13세기 고려 목조불상과 목판본 `보협인다라니경’이 발견됐다. 보협인다라니경은 `부처의 진신사리를 담은 보물상자’라는 뜻이다. 고려 목종 10년(1007년) 개성 총지사에서 간행된 낱장 인쇄본으로 1천년만에 빛을 본 희귀자료다. 오월국 판본보다 판각술 등이 훨씬 뛰어나 고려의 목판인쇄술이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이 무렵 시작된 초조대장경 사업의 원동력이 되었음이 틀림없다. 기록 유산에 대한 과학적 관리와 올바른 역사적 해석이 오늘의 과제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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